나를 위로하다 726 너와 나의 소녀시대

감성 여행을 하다

by eunring

나의 소녀시대는 어설펐다

제대로 하트가 나오지 않고

뭉개져버린 라떼아트 같았다

너의 소녀시대는 어땠니? 어땠을까?

우유 거품 퐁그르르 곱게 그려진

아름다운 순간이고 풋풋한 시간이었을까?


너와 나의 어설프고 풋풋한

소녀시절을 잠시 돌아보게 하는

영화 '나의 소녀시대'

주인공 소녀 린전신은 순수하고 용감하다

쉬타이위가 말하듯 '작고 바보 같고

게다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기까지 하지만'

귀엽고 사랑스럽다


상처를 간직한 소년

쉬타이위 역의 왕대륙은 멋지다

반항미 뿜뿜 문제아처럼 보이지만

무늬만 나쁜 소년이고 속마음은 상남자다

모범생 여학생이 문제아 소년에 끌리는

뻔한 스토리가 아니라 천만다행인

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볼 때마다 마음이 풋풋해지고

지나간 기억들이 파릇해진다


여자애들 말을 믿지 말라고

여자가 아무 일 없다고 하면 일이 있는 거고

여자가 괜찮다고 하면

그 말은 괜찮지 않다는 말이라고

여자애들의 말을 번역기까지 돌려가며

쉬타이위의 첫사랑을 응원하는 린전신은

유덕화를 좋아하는 털털한 소녀다


엄친아 오우양에게 듣게 되는

한때 수학 영재였던 쉬타이위의 상처는 깊다

내기를 하다가 친구 아위앤을 바다에서 잃은 후

전혀 딴사람으로 변해버린 쉬타이위를 위해

린전신은 롤라 스케이트를 독학으로 배워

쉬타이위에게 내기를 제안하며

넘어지고 또 넘어지는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고

애잔하고 뭉클하다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내기에서

예전의 너로 돌아가라는 약속을 내거는

린전신(林眞心)의 진심 어린 말이 고맙다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모든 건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

쉬타이위는 마음을 바꾼다


3학년 17반 열등반 문제아들 사이에서

쉬타이위는 달라지고

린전신 역시 멋을 부리고 화장도 하고

거울을 보는 소녀가 되지만

여전히 순박한 소녀는

멋지고 잘생긴 소년의 옆얼굴만 본다


소녀가 꿈 꾸는 미래의 남편 유덕화에게

나중에 소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소년은 소녀와 함께

열공모드에 돌입


소녀는 소년을 보는데

소년은 다른 소녀를 보고 있다

소년은 소녀를 보면서도

소녀가 다른 소년을 본다고 생각한다


소녀를 위해 함께 수학을 공부하고

오다 주웠다며 유덕화 키링을

소녀에게 건네는 소년의 진심을

소녀는 차마 알지 못한다


린전신을 위로하기 위해

지나가는 길이라며 찾아와

함께 롤라 스케이트를 타며

넘어져도 목적만 잊지 않으면 된다는

멋진 사나이 쉬타이위


전교 10등까지 상을 받는 자리에서

10등인 쉬타이위가 부정행위로 몰리는 순간

린전신이 용감하게 일어나

치마 길이를 짧게 말아 올리며

처벌을 원하자 모두 일어나 동조한다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는 우리가 결정한다'는

린전신의 말이 유쾌 상쾌 통쾌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첫 물풍선은 싫어서 던지는 것이 아니라

내 눈이 그 사람만을 쫓고 있기 때문이라는

린전신은 진실게임에서도

쉬타이위의 마음을 다르게 이해하지만

수술을 받기 위해 학교를 그만둔

쉬타이위가 생일선물로 남긴

유덕화 사진과 테이프에는

쉬타이위의 진심 고백이 담겨있다


'린전신 지금 이 테이프를 다 들었다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

그때가 되면 나도 내가 좋아했던 그 소녀가

같은 하늘을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될 테니'


만나야 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

좋아하는 사람 말에 귀 기울이게 되고

귀 기울이다 보면 알게 되고

그 사람을 생각하며 애쓰다 보면

같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풋풋한 이야기 속에

빛나는 청춘의 날들이 있고

서툴고 어색하지만 사랑스럽고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는 엔딩까지도

어설픈 만큼 행복한 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영화인가 만화인가 갸웃거리게 만들다가

'진심(眞心) 사랑해'라는 유덕화의 콘서트

시작을 알리며 흐뭇한 미소 머금게 한다


지나간 소녀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면

'나의 소녀시대'라는 제목의

감성 여행을 하면 된다

멋지고 잘생긴 소년이 나타나

'언젠가 유덕화가 널 위해 노래하게 할게'

심쿵 멘트를 날릴지도 모르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를 위로하다 725 영화 속 아일랜드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