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38 보석 같은 슬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Op. 64 2악장
사라 브라이튼의 노래를 들을 때면
마음에서 자잘한 보석 알갱이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이 드는데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들을 때도 그렇다
눈부신 보석 알갱이들이 잘랑대며
슬픔의 소리를 낸다
차이코프스키는
슬픔을 지닌 사람이었나 보다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슬픔을 지니고
혼자 몸부림하다가
눈부신 반짝임으로 승화시킨 그는
아름다운 예술가라는 생각이 든다
어둡고 깊숙한 마음으로 끌어안은
슬픔이 곱게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 그의 간절함 끝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멜로디가
꽃망울처럼 터져 나온 것이라 생각하면
먼 밤하늘에 손 내밀어 그의 별을 찾아
가만히 어루만져 주고 싶다
슬픔으로 슬픔의 음악을 만들고
따뜻한 음악의 손길로 다듬어서
슬픔으로 짓무른 마음을 위로해 주는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동글동글 활짝 피어난 나팔꽃 모양의
호른이 느리고 부드럽게 연주하는
2악장의 멜로디는
멜랑꼴리한 느낌까지도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자유로이 노래하듯이 흐르는
호른의 애틋한 멜로디가 나는 참 좋다
애니 해슬렘의
신비롭고 청아한 목소리로 듣는
'Forever Bound'도 좋지만
호른의 애상적인 목소리가 더 좋다
차이코프스키의 멜랑꼴리한 음악이
어울리는 계절은 아마도 겨울일 것 같다
창문에 부딪치는 귀한 겨울 햇살이
그의 음악을 더 눈부시게 한다
슬픔으로 슬픔을 위로하는
차이코프스키에게
따뜻한 캐모마일 한 잔 건네고 싶다
그는 아마도 차갑고 긴 겨울밤
습관처럼 불면에 시달렸을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