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40 친구가 된다는 것
영화 '제8요일'
친구가 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친구가 된다는 것은
서로의 초록이 된다는 것이다
마음을 나누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서로의 파랑이 된다는 것이다
진심이 담긴 사랑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사랑은 빨강이나 노랑이 아닌
투명함 그대로 잔잔히
서로에게 물든다는 것이다
너와 나는 분명 다르지만
친구가 될 수 있고
마음을 기댈 수도 있고
서로의 사랑으로 물들 수 있다는 걸
영화 '제8요일'을 보며 배운다
신이 모든 이들 곁에 함께 할 수 없어서
대신 우리에게 엄마를 보내 주었다는데
엄마가 곁에 없을 때를 위해
친구를 보낸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고객에게 진심으로 웃으라고 말하는
세일즈 기법 강사로 성공했으나
가족에게는 웃어주지 않고
아내 줄리와 별거 중인 아리와
죽은 엄마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다가
요양원에서 탈출한 다운증후군 환자
조지는 우연히 친구가 된다
내 친구 아리가 되고 내 친구 조지가 되어
마음을 기대고 서로를 위로한다
차갑고 계산적인 아리는
고집불통에 제멋대로이긴 하지만
순진무구한 조지의 매력에 끌려
함께 조지의 누나네 집에 갔다가
조지와 함께 쓸쓸히 '안녕 집'을 배우고
딸 생일선물을 미리 전하러 갔다가
가족들에게 거절당하면서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공감하며
친구가 된다
초록 풀밭에 누워 파란 하늘을 보며
서로를 위한 1분을 보내는
아리와 조지는 초록과 파랑의 마음으로
서로에게 젖어들며 서로를 위로한다
조지를 요양원에 데려다주고
회사로 돌아온 아리는
나사가 하나 빠진 것처럼 무기력해 보인다
아리 역의 다니엘 오떼유의 연기도 자연스럽고
실제로 다운증후군인 파스칼 뒤켄이
아리를 연기하는데 잘 웃고
잘 울고 화도 달 내고 고집도 잘 부린다
아리의 딸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요양원을 탈출한 조지가 친구들과 함께
풍선을 들고 아리의 강연장으로 가서
아리를 웃게 만드는 장면이 웃프다
놀이공원으로 간 조지와 요양원 친구들은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여자 친구 나탈리와 재회한 조지는
이별의 아픔에 쓰라린 눈물도 흘리다가
아리와 함께 바닷가에서 신나게 불꽃놀이를 하며
아리의 딸 생일을 축하한다
자신은 딴 사람들과 다르다고
조지는 슬프게 말하지만 아니다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
좋으면 웃고 슬프면 운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참을 수 없으면 몸부림을 친다
참을 수 있고 없고의 작은 차이일 뿐
결코 다르지 않다
'아리 눈에 조지가 보인다'며 웃다가
나무를 끌어안고 엄마의 환영을 보며
'넌 하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조지
잠든 아리의 손에 딸들의 사진을 쥐어준 후
조지는 사라지고 아리는 딸들의 환영을 받는다
불꽃놀이가 아름다웠다는 아내 줄리의 미소를
몰래 지켜보는 조지의 모습이 안쓰럽다
초콜릿 알레르기가 있는 조지가
초콜릿 한 상자를 사 들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초콜릿을 먹으며 환상에 빠져들다가
날개 펼치듯 엄마에게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나비처럼 자유롭다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엄마
엄마 품에 안기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아요'
루이스 마리아노의 노래와 함께 조지는 떠나가고
다시 가족과 웃음을 되찾은 아리는
딸들과 초록 풀밭 위에 누워 조지를 추억한다
'태초엔 아무것도 없었다
신이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태양도 만들고 바다도 만들고 또 만든 후
여덟째 날 조지를 만들었는데
보기에 참 좋았더라'
초록 풀밭 위에 피어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해맑아서
조금은 덜 아픈 영화 '제8요일'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영화다
엔딩곡 루이스 마리아노의
'Maman la plus belle du monde'가
오래 귓전을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