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46 겨울과 봄은 남매 사이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
이치코의 코모리 시골살이에
제철 음식이 함께 하는
잔잔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 2'는
쉼표 같기도 하고
말줄임표 같기도 하고
아예 말없음표 같기도 하다
첫눈이 소리도 없이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
아쉬움을 영화 속 함박눈으로 달래 본다
'리틀 포레스트 2' 영화 속 겨울과 봄은
다정한 남매 사이라는 생각이 든다
펑펑 함박눈도 화면에 포근하고
흩날리는 사랑 같은 벚꽃잎도 아름답고
희망과도 같은 초록 들판이 싱그럽다
겨울 속에는 이미 봄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무말랭이와 낫또 떡
곶감과 군고구마와 수제비 고사리
스스로 '게으르미'라고 표현하며
추억이 담긴 음식을 만드는
그녀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마음이 따뜻해진다
엄마랑 버스를 타고 가던 어린 시절
버스 안으로 날아들어온 하얀 배추흰나비를
졸음에서 깨어난 엄마가
손으로 탁 잡으려던 장면이
다시 생각나 푸훗 웃는다
갓 딴 양배추 천연의 단맛이
아사삭 눈으로 느껴지고
양배추를 믹서에 갈아 달콤한 간식으로
양배추 케이크를 만드는 모습이 신선해서
갑자기 케이크가 먹고 싶어진다
양배추 두꺼운 겉잎을 아삭 달콤하게
튀겨먹는 모습도 즐겁다
양배추는 비를 싫어해서
비를 맞으면 퍼져버리는 모습이
측은하고 안쓰럽다가
가을에 심어 열 달이나 자라며
알알이 맺힌다는 양파의 단단함에
마음까지 탱글해진다
꽃이 피면 단맛이 사라져 버리고
자라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간다는 양파처럼
청춘도 인생도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
문득 씁쓸해지기도 한다
5년 후 다시 고향 코모리로 돌아와
폐교된 학교에서 열리는
'숲 속의 봄 수확제'에서
전통춤을 추는 이치코의 모습이
흥겹고 희망차서 흐뭇하다
펑펑 눈을 볼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눈으로 먹을 수 있고
청춘의 아픔도 되돌려보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
겨울의 초입에서
마치 내게 보내온 위로의 편지 같은
이치코 엄마의 편지를 다시 읽어본다
'뭔가에 실패해서 나를 돌아볼 때마다
항상 같은 걸로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같은 자리에서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되돌아온 것만 같아서 좌절했지
하지만 경험을 쌓았으니
원이 아니라 나선을 그렸다고 생각했다
맞은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맴도는 것처럼
부질없어 보였겠지만
조금씩 올라가기도 하고
조금은 내려가기도 했을 거야
빙글빙글 맴돌면서 조금은 나아졌겠지
어쩌면 인간은 나선 그 자체인지도 몰라
같은 자리를 맴돌다가
위로도 자라고 아래로도 자라고
옆으로도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힘이 나더구나'
정말 힘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