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45 첫눈 같은 사랑
노래 '첫눈이 온다구요'
밤새 첫눈이 다녀갔답니다
아무도 몰래 살며시 다녀갔답니다
내 눈에 들어오면 슬픔에 젖을까 봐
몰래몰래 다녀갔나 봐요
바이러스 소동으로 지친 마음에
첫눈 소식이 반갑기는 하지만
새하얀 첫눈은 자취도 없고
빈 나뭇가지에 까치밥 몇 알만
덩그러니 허무하기만 합니다
하늘은 흐릿하고 공기는 차갑고
첫눈 소식에 마음은 촉촉한데
아침 풍경은 휑하기만 합니다
나뭇잎을 떨구어 낸 나무들도 휑한 데다가
새들도 깃털 날리며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고
학교 가는 아이들의 수가 줄어서
겨울 아침이 더욱 쓸쓸합니다
첫눈을 기다리는 봉숭아 꽃물은
몇 년째 내 손톱에는 없고
첫눈 오면 만나자 약속한 사람도 없으나
첫눈은 여전히 마음을 설레게 하고
밤새 첫눈이 자가격리 기간 거쳐
작년보다 25일이나 늦게 날렸다는 아침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봅니다
'슬퍼하지 말아요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그리운 사람 올 것 같아
문을 열고 내다보네'
창문 열고 내다보니
어린 딸의 분홍 가방을 어깨에 멘
아빠의 손을 잡고 잘랑대는 방울소리처럼
학교 가는 소녀의 모습이
첫눈처럼 사랑스럽습니다
첫눈 같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