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949 복수초의 지혜로움

역사 속 미인 이야기 8

by eunring

복수초 노란 사진을 봅니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복수초는

이름 안에 복(福)과 장수(長壽)가 담겨 있으니

반갑고 고마운 행운의 꽃입니다


노랑꽃이 황금빛 잔을 닮아

측금잔화라는 이름도 있고

얼음 사이에서 피어나는 꽃이라 얼음꽃

이른 봄 하얀 눈 속에 피는 꽃이라

설연화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복 많은 꽃이라 이름복 톡톡 터집니다


'영원한 행복'과 '슬픈 추억'이라는

아이러니한 꽃말도 가졌어요

이른 아침에는 꽃잎을 다물고 있다가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조용히 고운 얼굴을 드러내는

지혜로운 꽃이랍니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도 있지만

역사 속에는 복수초 닮은

지혜로운 미인도 있어요

반첩여는 서한 시대 성제의 후궁인데

미인인 데다가 글솜씨도 뛰어난

총명하고 현명한 여인이었답니다


성은 반 씨인데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고

첩여는 품계가 가장 높은 후궁의 관직이래요

어릴 적부터 총명하여 책도 많이 읽고

시와 문장도 뛰어난 데다가

어질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지녀

성제의 사랑을 받았으나

조비연 자매의 등장으로

그만 사랑을 잃게 되었다죠

예나 지금이나 사랑은 움직이는 거니까요


그녀는 조비연 자매로 인한

살벌한 궁중 암투에서

미리 한걸음 물러나 조용히 지내며

차분하고 현명하게 처신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원가행'은

원망의 노래라는 뜻인데

한여름 사랑을 받던 부채가

가을이 되어 선선해지니 버려진다는

추풍선(秋風扇)의 쓸쓸함이 담겨 있어요


시 속의 추풍선(秋風扇)은

쓸모없어진 물건이나

사랑을 잃은 여자를 비유한답니다

쓸모없어지니 버려진다는 의미가

곱씹을수록 안쓰럽습니다


사랑을 잃은 여자

그러나 지혜로움을 잃지 않은

반첩여의 모습에서

노랑노랑 복수초를 봅니다


복수초의 꽃말 '영원한 행복'은

간직하지 못했으나 '슬픈 추억'으로 남아

얼음꽃의 차가운 아름다움으로

그녀와 함께 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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