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병태 Oct 19. 2020

[이슈]  지속 성장이란 무엇인가?

어느 조직이나 성장을 꿈꾼다. 그러나 모든 조직이 전부 성장할 수는 없다. 맥킨지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수명은 1935년 90년에서 1995년 22년으로 크게 낮아졌고, 2015년에는 15년까지 낮아졌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1]의 글로벌 시가총액 10위의 기업은 플랫폼 기반 가치 모델을 추구하는 기업 즉,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닷컴, 알파벳 등이 차지하였다. 한국 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국거래소[2]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현재 부동의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네이버가 4위 카카오가 9위를 차지하고 2-3위권을 유지하던 현대자동차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날의 기업 환경은 기업 평균 수명이 15년 밖에 안될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혁신, SNS와 IoT로 대표되는 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인해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기업은 어떻게 생존하고 나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의 파산은 드문 경우는 아니지만, 대기업은 우리나라 기업 생태상 많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파산은 아니지만 순위 변동이 심하게 나타나는 등 환경 변화가 매우 심하다.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좋은 실적을 자랑해온 대기업도 비교적 짧은 기간에 생존 위협을 느낀다고 한다. 최근 15년 동안 사라진 미국의 대기업으로는 컴팩, 코닥, 라디오셱, 서킷시티, 블록버스터, 보더스, 폴라로이드 등 무수히 많다. 이들은 모두 미국에서 정상까지 올라갔던 대기업이다. 


이렇게 기업의 수명이 단축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환경 변화를 들 수 있다. 첫째, ‘개인화’ 경향이다. 최근 AI의 보급에 의해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다. 같은 디바이스나 앱이라도 사용자에게 맞춰 최적의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자동으로 커스터마이즈 되는 개인화는 앞으로도 변화의 핵심이 될 것이다. 둘째, ‘디지털화’의 가속화이다. 많은 것들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용자 체험이나 기업 가치에 빠른 디지털화를 요구하고 있다. 셋째, ‘공유 및 연결’이다.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인터넷에 접속됨으로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원활하게 융합시키는 사용자 체험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D2C(Direct to Consumer)형 브랜드의 등장이나 자동차 업계의 변혁 등의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기업 생존 문제는 이와 같이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면 획기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고,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공룡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한 것처럼 파산하거나 낮은 순위로 말려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모든 조직들이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은 기업에게 있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면서 격심한 환경 변화에 대한 방어책이다.


지속 성장을 위한 혁신과 변화의 트렌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고객’의 의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혁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다. 기존 시장에서 다른 기업의 고객을 뺏어 오든,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을 만들든 고객이 많으면 성장하고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이 등을 돌리면 지속 성장은 이미 물 건너간 것이다. 그러므로 고객은 지속성장을 위한 마지막 보류이며 최고의 전략이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 기업인 시스코(Cisco Systems)[3]의 CEO였던 존 챔버스(John Chambers)는 CEO

직을 물러나기 전 고객 컨퍼런스에서 “모든 기업들의 미래는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잡는데 달려있다. 만약 기업들이 급진적으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여기에 참석하고 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의 40%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짐 콜린스(Jim Collins)[4]는 그의 저서 ‘위대한 기업의 선택(Great by Choice)’에서 산업 평균보다 10배 이상 성과를 올린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로 일정 수준의 성과를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달성해 나가는 것을 중시한다는 것을 들고 있다. 즉, 기업 성과가 외부 여건이나 상황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그저 그런 기업으로 머무느냐 아니면 급이 다른 사업 성과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느냐는 기존의 낡은 비즈니스 가설과 관행을 원점에서 되짚어보고 이를 업그레이드한 ‘탁월한 전략’을 수립하여 제대로 실행하느냐에 상당 부분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미래를 내다볼 뿐만 아니라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아 일정 수준의 성과를 꾸준히 달성해 나가도록 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이 필수적이며 환경변화를 잘 감지해야 한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 감염병과 함께 IT 기술의 발달, 미〮중 무역 분쟁, 환율 문제 그리고 새로운 기술의 발달 등으로 매우 빠르고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미시건대 칼 웨익(Karl Edward Weick) 석좌교수는 불확실성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센스메이킹(Sense Making)’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산업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직감에 의한 의사 결정이 불확실성 시대에서 주요한 역량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센스메이킹을 바탕으로 지속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혁신의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조직 내의‘아이디어’와‘창의성’을 높여야 한다. 조직이 아이디어와 창의성 없이 과거 또는 기존의 운영 방법을 고수하거나 유지하는 순간 고 조직은 고사하게 된다. 활기넘치고 생동적이며 두려움 없는 조직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서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잘 발휘되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아이디어를 얻고 10년 뒤의 변화에 집중하기 위해 매년 두 번씩 칩거를 통한‘생각 주간(Think Week)’을 갖는 것은 매우 유명한 일화이다. 


두 번째는 조직 내 ‘아니디어’와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성공하는 기업은 성공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합당하고 사려 깊은 이념과 공유 가치 없이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 최근 기업 수명이 점차 짧아지는 원인 중 하나는 다양한 조직 구성원의 개성을 소화해내지 못하는 빈약한 조직문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전략적인 글로벌화를 추구하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내수시장이 빈약한 상태에서 국내 시장만을 목표로 하는 사업 전략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에는 역부족이다. 매출 확대, 선진역량 흡수, 자원 확보, 생산원가 절감, 규모의 경제 달성 등을 이유로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구나 국경의 한계가 없는 정보화 시대에는 더욱 더 글로벌 전략이 요구된다. 


넷째, 저투자를 하면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투자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기 위해 기술 개발 R&D에 대한 투자가 높다. 그런데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언제나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높은 기술 수준은 아니지만 디자인 때문에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경우도 있다. 디자인은 기술 혁신에 비해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적 차별화가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는 작은 차이이지만 독특함을 전달할 수 있다. 


다섯째, 점점 짧아지는 기업 수명을 연장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책임뿐만 아니라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야 한다. 투자자들은 더이상 돈만 많이 버는 기업을 최고의 기업으로 생각하지 않기 시작했다.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만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하다. 


여섯째,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혁신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내부적으로는 혁신과 프로세스 개선을 외부로는 지속적인 개발 또는 신규 사업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수 밖에 없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 기업의 경우 혼자의 힘으로 성장을 하고자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것은 초연결 사회에서의 관계성이라는 특성을 갖고있는 만큼 전략적 협업(Strategic co-work)을 통해 성장을 견인할 필요가 있다. 내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강점은 무엇인지 약점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협력적 네트워크(Collaborative-network perspective)가 필요하다.




[1]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 : 영국에서 발행하는 국제경제 전문 조간신문

[2] 한국거래소(Korea Exchange) : 증권, 파생상품 등의 거래 및 시장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통합 거래소

[3] 시스코(Cisco Systems) 미국의 네트워크 통신회사로 한때 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3분의 2를 석권한 바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과 일반 소비영역, 광통신 영역 등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주 산호세에 본사가 있다.

[4] 짐 콜린스(Jim Collins) 경영사상가이자 작가. 그가 저술한  [성공하는 기업의 8가지 습관](공저)과 [좋은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는 기업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통찰력을 제시하는, 신경제 시대 최고의 경영서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매니지먼트랩(Management Lab)이라는 경영연구소를 설립해 저술과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전 24화 [인사이트] ‘고객’은 스스로 오지 않는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