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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섬 Nov 12. 2022

그림, 서양 매너의 이면을 들추다

식민과 노예_스트라디오 부그네, 벤턴, 로즈랜드, 비르거


Marie-Louise Stradiot-Bougnet _ Portrait of Two Women in profile, s.d.


단지 피부색이 달랐을 뿐이다. 대량 살상 무기가 없었을 뿐이고 그저 자연과 벗 삼아 살아갈 뿐이었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영혼들은 총앞에 사냥당했고 끌려가 노예가 되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잡아오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 무리들은 아예 삶의 터전인 땅과 그 땅에서 나는 모든 자원을 빼앗았다. 나무를 잘라가고, 땅 속 광물을 캐가고, 땅 위 모든 소득을 쓸어갔다. 나라를 민족을 통째로 집어삼키고 정신을 말살시켰으며 더 많은 것을 정복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Thomas Hart Benton_Slaves (1925)


잡혀 온 이들을 향한 매질은 멈추지 않았다. 늘 죽음의 그림자가 따라붙었고 심지어 죽은 자에게도 매질은 계속되었다. 어쩌면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하였다.


경매시장에서 가격이 매겨지고 팔려나갔다. 엄마와 아이가 각각 다른 이에게 팔려나가 생이별을 한다. 아이는 두려움에 어미를 꼭 붙들고 있지만, 어미의 얼굴에는 이미 절망이 드리웠다.


Harry Herman Roseland_To the Highest Bidder (1906)


 Hugo Birger_The Scandinavian Artists’ Lunch (1886) / Lunch During - La Feria in Granada (1882)


노예제라고 하면 우리는 쉽게 미국을 떠올리지만, 일찍이 유럽에서 노예가 만연했고 그들의 주도로 노예무역이 성행했다.


서양의 경제적인 부와 눈부신 발전, 복지, 격식을 갖춘 매너, 화려하고 여유로운 그들의 삶의 이면에는 노예와 식민 수탈의 그늘진 역사가 드리워져 있다.



[Stradiot-Bougnet] : Christa Zaat

[Benton] : The Museum Without Walls

[Roseland] : Museo del Prado 2.0

[Birger] : Belle Epo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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