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6
나는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곳에 가면 말수가 적어지고 많이 힘들어한다. 내가 외향적이고 늘 시끄러운 환경, 사람이 많은 환경에 속해 있기 때문에 북적북적한 곳을 좋아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약간의 공황을 느낄 정도로 힘들다.
나는 사실 굉장히 이성적이고 냉철한 면이 있다. 공감능력이 심하게 뛰어나 뭘 그렇게까지 남 일에 공감하냐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공감하는만큼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것은 아니다. 공감을 하는 것과 내 안에서 판단하고 있는 바가 일치하는 경우는 드물다. 실제로 MBTI를 검사하면 T와 F의 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나는 사실 감정 표현에 서툴며, 감정을 감추려는 노력도 매순간 하고 있다. 서툰 감정표현 스킬과 숨기는 노력에 비해 거의 매순간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사실 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버겁다.
나의 추구미는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이다. 추구하는 바와 정반대로 살고 있지만 아무튼 그렇다. 나는 밝고 또렷한 색이 잘 어울리만 은은한 톤의 소품과 옷을 좋아하며 뚜렷하지 않은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들을 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한다. 또 조용하고 고요한 공간을 사랑한다.
나는 호기심이 많지만 겁이 많다. 세상에 모든 것이 궁금하고 경험해하고 싶어하지만 사실은 겁나서 못하는것이 수두룩하다. 나이가 들면 궁금한게 적어지려나 했는데 삶의 세계관이 확장되면서 더 많아지고 있어 굉장히 피곤하다.
나는 사실 좋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질투하고 미워하기도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당신을 조금 속상하게 하고 질투했다면요. 그건 사실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거에요.
나는 어릴 때 부터 나만의 타인을 응원하는 방식이 있는데 상대방의 손을 꼭 잡고 내 기운을 다 가져가도 좋으니 힘을 옮겨주세요! 하고 기도하는 거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엄마에게 동생에게 자주 그랬다. 타인을 응원하는 방식은 나를 희생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다소 바보 같은 생각을 한다.
글을 쓰면서 이것이 진정 나만 아는 나의 모습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글을 읽는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진짜 나만 아는 나 이느냐고.
글을 쓰면서 또 다른 의문이 든다. 나에게 나만 아는 나의 모습이 진짜 있냐고. 나는 나에 대한 발견을 할 때 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이런 사람인 것 같아. 저런 사람 인것 같아. 하며 나를 표현해왔다. 그런 나의 솔직한 모습을 좋아해주는 사람들과 잘 지내고 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제, 나만 아는 나에 대한 신비감을 한번 만들어보는건 어떨까? 나를 설명하지 않고도 나 자체로 인정해주는 사람들 안에서 편안하게 지내보면 어떨까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