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낫저스트북클럽 1월의 책
2025 낫저스트북클럽 1월의 책
파커 J. 파머,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글항아리.
약 한 달 전, 소설이라고 해도 비약이 너무 심하다며 뭇매를 맞았을 일이 일어난 후로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풍랑을 만난 배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어요. 같은 일을 겪은, 겪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찍부터 정해둔 2025년 첫 추천도서는 “왜 민주주의에서 마음이 중요한가”를 묻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입니다.
저명한 지식인인이자 사회운동가이지만 그의 책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기에 약간의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었어요. 정치에 관해 잘 모르니 배워두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특별한 기대나 감흥 없이 책장을 열었는데 첫 페이지가 시작하기도 전에, 보통 ‘누구누구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하는 식의 헌사를 적는 부분에서부터 숨이 턱 하고 막히고 말았습니다.
정치라는 것이 모든 사람을 위한 연민과 정의의 직물을 짜는 것이라는 점을 잊어버릴 때, 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이들이 맨 먼저 고통을 받는다.
지금 생각하면 다소 순수했던 마음으로 두 손을 꼭 모으고 읽었던 저 문장이 지난 후에 다시 읽으니 묵직한 쇳덩이가 되어 가슴께를 꽉 누릅니다. 책을 읽을 당시에도 이 책을 정치하는 사람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요, 추천의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훑어보면서는 자신으로 인해 비통해진 소신민의 삶을 외면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개인적으로 편지를 써서 보내고 싶은 문장들을 마주했습니다.
폭력은 전쟁터에서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온전함을 짓밟을 때 폭력은 자행된다. 따라서 정치에서 상대방을 악마화하거나, 절박한 인간적 요구를 무시한 채 정치적으로 편리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저는 민주항쟁이 있었던 해에 태어났고, 제가 태어난 날짜는 이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최대 오점이 될 날로 기억될 12월 3일입니다. 그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기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부서졌고, 우리는 “부서져 열린 마음”으로 다시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당신 마음속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는 어떠한가요? 이웃의 비통한 마음이 남일 같지 않다면, 새로운 세계가 오지 않은 때에 비통해질 스스로가 그려진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5년 1월의 책, 파커 J. 파머의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