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낫저스트북클럽 6월의 책
아마도 제목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고, 대략적인 내용도 대부분 알고 있을 이 유명한 소설을 네 번째 읽으며, 이 책이 왜 영문학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로 손꼽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좋은 책’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낫저스트북스에서 반복해서 강조해 온 부분이 있다면, 한 가지 이야기로 읽히지 않고 무엇을 대입해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이야기라는 점이었는데요 - 여기에 ‘좋은 소설’의 기준을 한 가지 더하자면 그냥 읽으면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곱씹어 읽을수록 그 의미와 존재감이 깊고 무겁게 다가오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위대한 개츠비≫처럼요.
이 소설에는 제목에 그 이름이 등장하는 주인공 개츠비 외에도 중심인물들이 여럿 등장하는데요, 누구의 입장에 몰입하여 읽히는지도 독자마다 다른 책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저는 관찰자이자 화자이며 이야기의 기록자로 등장하는 닉의 시선으로 줄곧 읽게 되더라고요. 개츠비의 무목적에 가까운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며 데이지에 이입해 읽었던 지난 독서 경험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청소년기에, 그다음은 20대 초반 시절에, 그다음은 영어 공부를 하던 20대 중반에 원서로, 그리고 지금 네 번째 네 번 다 다른 버전의 개츠비를 읽는 동안 단연 마지막 개츠비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독해력을 비롯해 책을 읽는 여러 능력이 두루 향상된 덕도 있을 것이고 몰입도 높은 이야기 이면의 작가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들여다보는 눈이 생긴 이유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여러 개츠비 중에서 문학동네에서 나온 판본을 추천하는 까닭은 번역이 단연 훌륭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자이자 소설가인 김영하 작가의 해설로 소설을 완전하고 온전하게 읽은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 책은 가능하면 앉은자리에서 짧은 시간 동안 몰입해서 해설 포함 끝까지 읽을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만큼 재미있기도 하고요, 허상인 듯 마법 같은 이야기를 정신없이 통과하고 나왔을 때 드는 멍한 감정이 어쩌면 소설가가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거든요.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5년 6월의 책,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