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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2025 낫저스트북클럽 11월의 책

by 황은솔

사랑을 잃은 인간



이번 달에는 집중해서 읽기 좋은 소설을 북클럽 추천 도서로 선정해 보았어요. 차가워진 공기에 포근한 실내에서 따뜻한 차를 호로록 마시며 책 읽기 참 좋은 계절이니까요.


책을, 특히 소설을 읽다 보면 너무 좋아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은 부러 아껴서 안 읽기도 하는데요, 이를테면 카뮈의 ≪페스트≫는 비상시에 읽으려고 아직 안 읽었고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에세이스트 은유 작가나 리베카 솔닛의 여러 저작들도 응급 상황(?)에 대비해 아껴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껴 (안) 읽는 작가 목록에 오늘, 얀 마텔을 추가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 ≪파이 이야기≫로 잘 알려진 작가 얀 마텔은 맨 부커상을 수상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수식어만으로는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는 뛰어난 소설가입니다. 그가 십수 년의 시간에 걸쳐 완성한 네 번째 장편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사랑과 상실을 중심으로 인간의 섬세한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쓰였습니다.


생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을 잃은 세 남자의 이야기 세 편이 중편 분량의 연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각각의 중편이 독립적인 이야기 같으면서도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한 편의 거대한 서사를 이룹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첫 편이 매우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지만, 앞선 두 편의 이야기의 완결점을 이루는 마지막 편에서 마음이 가장 큰 울림이 있었어요. 온갖 상징으로 가득한 이야기의 무엇이 무얼 의미하는지 정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현대소설에 절묘하게 녹아든 마술적 리얼리즘의 묘미를 음미해 보시길 바랍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5년 11월의 책,

얀 마텔의 ≪포르투갈의 높은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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