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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솔 Jun 30. 2020

<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

2020 낫저스트북클럽, 7월의 책

삶을 그대로 옮겨 썼을 뿐인데, 소설가가, 시인이 되고 누군가의 마음을 흔드는 작가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낫저스트북클럽을 통해 소개하는 작가 손홍규도 그런 사람입니다. 동공에 덧씌워져 벗겨내지질 않는 시골의 장면과, 눈 내려 고요한 밤 어머니의 코 고는 소리와, 늦게서야 사랑했다 깨달은 소의 내음과, 당신의 마음과 나의 마음들. 맞는 단어를 골라내 종이 위에 적었더니 읽는 이가 함께 울게 되는 책을 만든 사람.


책을 소개할 때 작가 개인의 서사를 드러내는 편은 아닙니다. 하나의 완성작으로서의 책을 소개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이달의 책, <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을 이야기할 때는 작가를 먼저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작가만 이야기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20 낫저스트북클럽, 7월의 책

손홍규, <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 교유서가


사실 그를 잘 아는 편은 아닙니다. 흔한 인터넷 검색도 안 해보았고, 출판사를 통해 프로필을 얻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이 책에 적힌 짤막한 작가 소개와, 이 책과, 그가 이 전에 발표한 장편소설이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그를, 그의 인생을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확신 같은 착각이 듭니다.


소설가가 쓴 산문은 아름답습니다. 모호하지 않은 문장과 적확한 표현으로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는데, 그 문장마저 아름다워 페이지를 넘기기가 힘이 들 정도입니다. 여기저기서 자주 이야기했습니다만, 낫저스트북스에게 좋은 책이란 더디게 읽히는 책입니다. 이 책도 그러합니다. 문단마다 곱씹을 감정과 감동이 있어 쉬이 책장을 넘길 수 없는 책입니다. 밑줄을 긋고 필사하고픈 문장이 가득한 책이라 한 손에는 좋아하는 펜을 꼭 쥐고 읽습니다. 이야기의 첫 한두 문장만으로도 그의 삶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에 요즘처럼 무더운 때에 읽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을 읽고 나면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해지고, 한국 문학에 관심이 생길 겁니다.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낫저스트북클럽의 첫 번째 이달의 책으로 더없이 좋은 책입니다.


함께 읽는 즐거움을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0년 7월의 책

손홍규 작가의 <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입니다.




https://notjust-books.com/shop_view/?idx=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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