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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슈 Aug 02. 2020

리더=리더를 만드는 사람

무언가 보여주는 게 진짜 리더십일까

  누군가 나에게 리더십의 정의를 질문한다면 나는 all about motivation이라고 말한다. 나 자산에게 있어 self-motivation을 주든, 타인에게 그렇듯 리더십은 무엇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 아닐까. 내가 대학에서 했던 AIESEC은 리더십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 간 불신과 반목의 정서를 바꾸는 답이 '교류를 통한 공감의 정서'로 보았다. 즉, 너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그 방법으로 국제 봉사와 인턴십을 찾았다. 참가자에게 새로운 환경을 제공해 미래 리더를 성장시키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협회에서 활동을 하며 어쩌다 보니 우리 지부를 이끄는 자리에 가게 되었는데 처음엔 리더고 뭐고 너무 지쳐버렸다. 말이 지부장이지 지부 구성원들 눈치 보는 게 거의 다인 것 같았고 사람들의 비판 하나가 그냥 다 원망스럽게만 느껴졌다. 새로운 걸 하자고 했을 때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안된다는 피드백을 들으면 열정이 없는 사람들과 일하는 것 같아 그냥 무기력해지기도 했다. 불과 몇 달 사이 책임감 때문에 그냥 억지로 자리를 유지해나가고 있다는 생각만 커졌다.


  이때 지난 포스팅 '일에 설렌다?'에서 만난 영감님께 고민을 털어놓았고 그분께는 이 단체가 어떤 의미였는지 질문드렸다. "나는 플랫폼이라는 단어에 의미를 많이 부여했던 것 같아. 각기 다른 사람들이 뛰놀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경험을 주고 싶었어. 그 플랫폼을 구성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있어서 큰 경험이기도 하고."

리더십에 대해 그분의 정의에 따르면 "난 리더가 굳이 모든 걸 다 만들어내고 해 보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 이제 누군가 하라고 하는 걸 하는 때가 아니잖아. 나는 리더가 뭘 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하고 싶은걸 다 해볼 수 있게 배경을 주고 방향을 설정하는 사람이라 생각해. 나랑 같이 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능력 있는 걸 믿고 그 사람들이 만드는 그림을 적당히 조율하면 되는 것 아닐까?"


이 대화는 나에게 있어 리더, 그리고 그 당시 내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주었고 새로운 동기부여로서 내 조직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열어주는 기회였다. 사람들을 대함에 있어서도 멤버들이 나가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규칙을 만들기 바빴던 것에서 벗어나 더 좋은 플랫폼을 만드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 고민과 인식이 기존의 것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도록 동기부여를 주었다. 외국 지부와 생각지 못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나 역시 새로운 경험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내가 홍보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바레인으로 한 달간 해외 봉사를 가기도 하였다.


  동아리, 작은 동네 모임 같은 사람이 비슷한 방식으로 하더라도 어떤 때는 잘되고 어떤 때는 아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간의 합, 분위기, 상황 모든 것이 우연처럼 맞아떨어져야지만 하는 것 아닐까 싶다.  내 플랫폼을 읽는 센스를 배우기도 벅찬데 리더로서 중요시해야 할 가치나 동기부여 방법까지 생각하다 보니 여러 시행착오가 따랐다. 그런 점에서 완벽히 이상적인 플랫폼을 만들지는 못했고 모두에게 이상적 플랫폼이란 없음을 깨닫기도 했다. 그렇지만 적어도 리더가 모든 걸 알아야 하고 모든 걸 만들어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고 리더로서의 내가 중요하는 가치가 신뢰나 자율성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편으론 참 카오스같은 리더십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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