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공동체
답정너
집에서 편도 2~3시간이 걸리는 몽이네 시골 학교에 행사가 있는 주말, 우리 몽이는 학교에 없고 지금 캐나다에 있습니다.
보통은 아이가 캐나다 연수 중인 부모들은 학교행사에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부부는 이번에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남편은 몽이가 학교에 없는데 굳이 가야 할까? 그냥 온라인으로 참여하면 안 될까?라고 저에게 물었지만 아마 물어보면서도 제가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두 번 물어보지 않았거든요.
이번 모임은 새 학년이 시작되고 첫 번째로 열리는 전체 학부모 모임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부모들이 학교를 찾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작년에는 제가 업무가 바쁜 시즌이라서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을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꼭 참석하기로 1년 전부터 마음먹고 있었고, 몽이가 캐나다 연수를 2차에 참여했다면 학교에서 몽이를 볼 수 있었겠지만 1차에 참여 중이기 때문에 학교에 갈까 말까 고민을 전혀 안 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선생님들이 학교에 계시고 보고 싶은 우리 학년 부모님들이 많이 오실 테니 몽이가 없어도 학교에 가야 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공감과 용기
학교에 도착하여 주차장을 나서는데 몽이의 룸메이트(현재 캐나다에서 홈스테이를 함께하는 친구)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캐나다 연수 중인 자녀를 둔 부모 중에 학교를 찾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 너무 극성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던 터라 그분들을 주차장에서 만나니 부담감이 훨씬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강당에 모여서 커피와 간식을 준비하고 계신 리더십 어머니들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잠시 나누고 바로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학년장 선생님과 아버지 대표께서 모임을 진행하셨고 현재 학교에 있는 아이들의 학습과 생활에 대한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려고 테이블을 모으는데 어쩌다 보니 저와 남편이 앉은자리에 아빠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간단한 점심으로 김밥을 준비해 주셔서 테이블에 둘러앉아 몇몇 그룹으로 나누어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남편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서 학교 행사에 가면 저에게 의지를 하는 편입니다.
저는 반대로 여러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친밀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번 모임에는 평소보다 아빠들이 많이 참석하셔 부부들끼리 자리를 잡고 계신 분들이 많았고 저도 남편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잠시 브레이크 타임에 선배 학년에도 자녀를 두고 계신 한 아빠에게 사랑스러운 딸이 다가와 뭐라고 소곤소곤 말을 걸었습니다.
그 아빠는 약간 부끄러워하시며 이제 아빠도 엄마 없이 혼자서 잘 있어 왜 그래~ 하시며 웃으시는데 그 모습이 참 다정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얼마간의 내공이 쌓이면 남편도 저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모임에 참여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도 들었습니다.
우리 테이블에 아빠들이 많이 모여 계시니 학년장 선생님과 코치 선생님도 자연스럽게 우리 자리에 합석하셨습니다.
자녀가 캐나다에 있는 부모들을 보시더니 더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듯했습니다.
몽이의 룸메이트 아빠도 우리 애가 학교에 없는데 우리가 학교에 가는 게 맞나? 하셨다는 말씀을 하시며 몽이 아빠와 공감을 하시니 학년장 선생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학교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주말은 도로가 막혀서 학교에 방문하는 일이 매번 망설여지는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억지로 가기 싫은 곳에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거리가 멀고 교통체증으로 짜증 나는 길을 오고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을 만나는 시간이 즐겁고 만족스럽기에 다른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자꾸 학교에 가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