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함께하는 시간이 귀하고 소중해

by 은소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는 경험은 우리 부모님께서 어떤 마음으로 우리를 키우셨는지 이해하게 되고 공감하게 되는 귀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내가 부모 된 마음이 먼저인지라 내 자녀를 향한 마음이 더 간절하고 애틋한 것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감사하고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지난 주말에 남편과 함께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식당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편의 이직에 대한 이야기와 주로 몽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대화의 소재였습니다.

친정 엄마가 몽이 아기 때부터 전담해서 돌봐주셨기 때문에 친정 부모님과 공동육아를 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찌 보면 친정 엄마가 저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 몽이와 함께 보내셨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몽이가 기숙학교에 간 이후로 친정 부모님과 따로 식사 자리를 몇 번 갖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카페까지 갔던 적은 아주 오랜만이었습니다.

부모님께 맛난 음식도 사드리고, 건강 보조식품도 선물로 드리고, 용돈도 드리고, 함께 대화하는 시간도 갖고..

이렇게 어렵지 않은 일을 바쁘다는 이유로, 핑계로 자주 못했던 것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버이날이 필요하고 고마운 이유는 부모님께 감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당연하게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날이라서 매년 각성할 수 있어서 좋은 날이기도 합니다.


몽이에게 우리도 부모


오늘도 몽이에게 영상통화가 오기를 기다리며 휴대폰 거치대에 세팅하며 준비하고 있으니 남편이 웃으며 쓰윽 지나갑니다.

지난주 어버이날에 캐나다 디렉터 선생님께서 몽이의 영어와 한국어 두 가지 버전의 영상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와 남편도 몽이에게 어버이로 살고 있었네요.


May 8, 2023

From. Alex.

Long time no see, Mom and Dad!

In canada, time is very fast.

At first I was worried, not sleeping well, eating tasted bad. So some happen get serious.

But I demanded help. So host family, teachers help mo. So I’m good.

Now I have peace in Canada.

There is lot of work do do, but I think a hard-working experience is important.

Thank you for this good experience.

Right now I miss my parents. But I think depending on my Korean parents is not good. because Canadian parents are hosts.

So I depend on my hosts.

Thank you for having me. And thank you for bringing me up.

Oh! I remember! Mom, I’m sorry because I forgot your birthday.

I have a half time in Canada life. I have two minds. The first mind is go to Korea, second mind is more live Canada.

I try safety, hot starve. Mom and Dad! After Canada life see you!


서툰 영어 발음이지만 몽이가 직접 쓴 편지를 읽으며 영상 속에서 카메라에 눈을 맞추고 웃는 모습이 애틋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초등 4학년 때부터 지금 다니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원어민 선생님과 일대일 프리토킹 수업을 2년 정도 했지만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이 성장한 아이를 보게 되니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몽이는 오늘 통화 중에 저와 남편에게 우리 학교를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말을 했습니다.

일반 학교에 다녔다면 지금도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었을 거라며 캐나다에서 생활도 정말 좋고, 학교에 있을 때에도 2주마다 의무 외박을 나오는 주말을 제외하고 강제적으로 컴퓨터와 게임을 멀리하게 되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몽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참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컴퓨터와 게임에 몰입했을 때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과 기회가 있다는 것을 몽이가 직접 깨닫고 체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 때 친하게 지내던 엄마, 지금은 당연하게 언니라고 부르는 절친이 있는데 얼마 전에 언니를 만나서 브런치를(글 쓰는 플랫폼 말고 아점 식사) 함께 했습니다.

몽이의 캐나다 생활과 학교 생활을 부러워하며 엄마로서 일반 학교를 벗어나 대안학교에 보내는 대단한 용기를 낸 것에 대해 칭찬과 격려의 말을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도 그 결정이 대단한 용기를 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몽이가 즐겁고 행복한 학교 생활, 학창 시절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였기 때문에 용기를 내야 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만약 몽이가 우리 학교에서 지내온 시간들이, 캐나다에서 지내는 시간들이 너무 힘들고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 학교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말할 수 없이 크고 아팠을 것입니다.

부모가 학교를 선택하는 과정을 몽이와 함께 공유하고 부모의 생각을 서서히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주며 거부감을 줄이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몽이에게도 좋은 선택과 과정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몽이의 두 번째 부모님


이제 몽이가 캐나다 연수를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려면 50일 정도가 남았습니다.

호스트 가족들과 함께 내일 떠날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몽이가 설렘과 기대를 안고 캐나다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 시간이 저에게도 아쉬움과 더불어 설렘과 기대를 품게 하니 오늘밤은 몽이 생각으로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몽이가 편지에서 했던 말처럼 지금 이 순간 캐나다에서 호스트 부모님께 의지하며 좋은 시간을 갖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만들어가길 기도합니다.

몽이에게는 캐나다에 두 번째 좋은 부모님이 계시니 그것이 또 그렇게 따스하고 감사할 수 없습니다.

이전 13화패배를 경험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