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몽이와 꼰대 엄마에게 꼭 필요한 것
몰입의 즐거움
온라인 게임, 유튜브, 틱톡 등 짧고, 빠르고, 유행에 민감하고, 재밌는 콘텐츠들이 무수히 쏟아지는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잠시라도 그것을 멀리하면 또래 아이들과 대화에 어려움을 겪거나 소외당하는 일들이 실제로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이 그룹을 이루고 동참하는 게임이 있으면 몽이도 역시 거기에 합류하고 싶어 합니다.
게임을 잘 못하거나 레벨이 낮은 어떤 친구가 게임을 같이 하자고 하면 싫은 내색이 아주 역력합니다.
최근에 친정 엄마가 정형외과에서 처방받은 약에 알레르기반응이 심하게 나타나서 구토와 설사에 시달리다가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후로 일주일 가까이 아무것도 못 드시다가 수액을 맞고 약간 회복하신 상태에서 이제 겨우 조금씩 일반식을 하시는 중에 코로나에 걸리셨습니다.
친정 엄마의 회복과 휴식을 위해 몽이를 데리고 출근하여 직장 근처 스터디 카페에 넣어주고 오전에는 몽이가 집중해서 공부하고 (거의 숙제만 하는 정도) 점심은 직원 전용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휴게시간 동안 같이 잠시 쉬다가 오후에는 몽이가 스스로 지하철을 이용해서 학원에 가고 수업을 마치면 간식을 먹고 혼자 집에 가는 일정을 일주일 정도 하고 있습니다.
불평 없이 협조해 주고 잘 감당하고 있는 몽이에게 참 고맙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물론 그로 인해 저는 평소보다 약간 더 정신없고 분주한 매일을 살고 있습니다.
공부 데이트
오늘은 휴무라서 몽이와 둘이서 집 근처 스터디 카페를 찾았습니다.
한 곳은 빈 좌석이 거의 없어서 고민하다가 바로 옆 건물의 스터디 카페를 갔더니 폐업을 하고 텅 빈 공간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스타벅스 커피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스터디 카페에 올라가기 전에 몽이와 스타벅스에서 간단히 샌드위치를 먹고 남은 음료를 텀블러에 담아서 짐을 챙겨서 나왔지만 다시 같은 자리로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어릴 때 기억을 떠올려보면 시험기간에 밤늦게까지 공부한 것을 제외하면 평소에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었던가? 사실 숙제가 많아서 그게 마치 공부인 것처럼 여기고 책상에 앉아서 시간을 보낸 게 대부분의 공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몽이가 다니는 학교는 연구 발표나 그룹과제가 많고 개인 숙제는 주로 글쓰기라서 혼자 집중하고 몰입하는데 많은 시간을 사용하게 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일과 시간이 끝나면 의무 자율학습 시간이 주어지고 그 이후 시간은 자율학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방학 중에는 학교에서 하던 자기주도 학습이 잘 유지되고 더 강화되어야 하지만 사실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의 성격상 공부를 강요하거나 압박하지 않으니 살살 눈치를 보면서 게임을 조금 더 해보려고, 유튜브 영상을 조금 더 보려고, SNS 쇼츠를 조금더 보려고, 머리를 굴리는 얄팍한 사춘기 소년의 멀리 굴리기가 훤히 보이곤 합니다.
개학이 코앞이야
이번주말이 되면 몽이는 방학을 마치고 학교 기숙사에 들어갑니다.
방학 동안 등록했던 학원은 이번주까지 마지막 수업이 있습니다.
마지막이니까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보겠다는 아이들이 과연 있을까요? 그런 아이가 있다면 만나서 인터뷰를 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공부나 숙제를 조금이라도 덜 해보겠다고 잔머리를 굴리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런 아이들의 심리를 너무나 잘 알고 계신 노련하고 탁월하신 선생님께서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숙제를 내주셔서 몽이는 지금 압박에 시달리며 숙제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제가 몽이에게 주는 자율성을 조금 축소하고 선택과 집중을 경험하고 훈련하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몽이가 조금 더 몰입하고 집중하는 성취감을 맛보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면 말이죠.
사춘기 소년과 짧은 방학 동안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꼰대 엄마의 한숨소리가 들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