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윤슬을 찾아서

마음의 항해 프롤로그

by 내면여행자 은쇼

2025년 겨울, 오래된 항구의 끝자락. '동행'이라는 이름의 작은 배 앞에 서서 한참을 망설였다. 명함에는 '마음의 항해사 은솔'이라고만 적혀있었다. 이상하게도 내 이름과 같았다.


좁은 선창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포근한 원목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둥근 창 너머로 출렁이는 파도가 보였고, 선실 한켠에는 오래된 나침반이 놓여 있었다. 배가 잔잔히 흔들리며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세요."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마주친 미소가 낯설지 않았다. 그녀는... 나였다. 조금 더 나이가 들었지만, 분명 나였다.


"놀랐죠? 저는 15년 후의 은솔이에요. 당신이 올 걸 알고 있었어요." 미래의 은솔이 따뜻하게 웃으며 말했다. 혼란스러웠지만, 이상하게도 두렵지는 않았다.


미래의 은솔이 나를 갑판으로 안내했다. 차가운 겨울 바다 위로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저기 봐요. 저 넓은 바다가 당신의 마음이에요.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찬."


미래의 은솔의 목소리가 잔잔히 울리는 파도 소리와 겹쳐졌다. "불안하죠? 다들 목적지를 향해 항해하는데, 나만 표류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퇴사한 지 1년, 여전히 새로운 직장도 없이 글쓰기와 독서에만 몰두하고 있는 나였다.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를 쓰고, 요가를 하고, 책을 읽고, 산책을 하는 이 시간들이 행복했지만, 동시에 표류하는 것 같은 불안도 컸다.


"저기 물결들을 보세요." 미래의 은솔이 난간 너머를 가리켰다. "각자의 리듬으로 움직여요. 어떤 물결은 빠르고, 어떤 물결은 천천히. 하지만 모두 바다의 일부로서 자신만의 춤을 추고 있죠. 당신도 지금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어요.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마음을 챙기는 이 시간들... 이것은 결코 표류가 아니에요. 당신만의 항해를 준비하고 있는 거죠."


미래의 은솔은 선실로 돌아가 오래된 항해 일지를 꺼내 내게 건넸다. 2025년의 기록들이었다. "여기 봐요. 이때 당신이 쓴 모닝페이지들, 영감 노트들... 이 기록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당신이 불안해하던 그 시간들이, 실은 가장 소중한 닻 올림의 순간이었던 거죠."


"그럼... 지금 제가 향하는 이 방향이 맞는 걸까요?" 나는 일지를 넘기며 조심스레 물었다.

미래의 은솔이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마음의 항해사가 되고 싶다고 하셨죠? 지금 이 순간, 당신은 가장 중요한 항해를 시작하고 계세요. 자신의 내면을 알아가고, 자신만의 방향을 찾는 여정... 당신이 이 바다를 건너본 사람이기에, 앞으로 다른 이들의 여정도 더 깊이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을 거예요."


따스한 오후의 햇살이 바다에 부서져 반짝였다. 윤슬이었다.

"보세요," 미래의 은솔이 말을 이었다. "저렇게 반짝이는 순간들이 당신 안에도 가득해요. 바다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은 충분히 빛나고 있어요. 앞으로 우리는 함께 항해하게 될 거예요. 당신의 마음에 일렁이는 모든 윤슬을 하나하나 발견하면서요. 준비됐나요?"


포근한 겨울 햇살 아래, 갈매기 한 마리가 배 주위를 맴돌았다. 나는 살짝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네, 이제 출항할 준비가 된 것 같아요."


첫 번째 항해를 시작하며,

마음의 항해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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