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면접에서 꿈을 이룬 나를 만난다면?

질문의 힘

by 내면여행자 은쇼

면접 날이었다. 긴장된 마음을 달래려 예정 시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카페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온 자기소개서를 다시 훑어보는데, 옆자리에서 누군가가 질문 카드를 정리하고 있었다.


무심코 흘긴 시선에 걸린 질문 하나. "당신의 삶을 바꾼 대화는 무엇인가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건 내가 만든 54장의 질문 카드 중 하나였다. 하지만 디자인이 달랐다. 더 세련되고 정제된 느낌이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이 앉아있었다. 그녀는 질문 카드들을 한 장씩 정성스레 살펴보며 메모를 하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내면여행 가이드 컨퍼런스' 라고 적힌 네임택이 놓여있었다. 발표자 명찰이었다.


"혹시...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거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15년 후의 내가 앉아있었다. 미소 짓는 표정에는 따스함이 가득했다.


"아, 반가워요. 2025년의 나."


놀란 내 표정을 보며 그녀가 웃었다.

"걱정 마세요. 오늘 면접 잘 될 거예요. 그리고 그 이후의 여정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의미 있을 거예요."


그녀는 책상 위의 질문 카드들을 가리켰다.

"54장의 카드로 시작한 우리의 여정이 이제는 천 개가 넘는 질문으로 자라났어요. 매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새로운 질문들을 발견하죠.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찾아내는 일이에요."


잠시 말을 멈춘 그녀가 가방에서 낡은 수첩 하나를 꺼냈다.

"이건 우리가 처음 친구와 나눈 그 대화를 기록한 수첩이에요. '질문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는지' 깨달은 그 순간부터, 우리는 계속 이 길을 걸어왔어요."


수첩을 건네받으려는 순간, 누군가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면접관이었다.

"안녕하세요, 면접 시간이 되었네요."


다시 옆자리를 돌아봤지만, 그녀는 이미 사라져있었다. 책상 위에는 질문 카드 한 장이 놓여있었다.

"당신은 어떤 질문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싶나요?"


면접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내가 걸어갈 길이 옳다는 걸 이제 알았으니까.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이어질 이 여정이, 누군가의 인생에 작은 반짝임이 되어줄 거라는 걸 이제 믿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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