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여전히 궁금하고, 계속 궁금해왔으며, 앞으로도 궁금해 할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서로를 궁금해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이 식었을 때 사랑도 식는다고. 그렇다면 자신에 대한 끝없는 궁금함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장 순수하고 지속적인 형태의 자기 사랑이 아닐까.
나는 나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글을 쓰며 던지는 질문들, 밤에 누워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느끼는 감정들, 그리고 그 사이에 펼쳐지는 수많은 내적 대화들. 이 모든 것이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의 언어였다.
우리의 내면에는 수많은 방이 있다. 어떤 방은 밝고 넓어 자주 찾아가지만, 어떤 방은 어둡고 좁아 피해 다닌다. 그러나 진정한 자기 탐구는 모든 방을 방문하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아파도 들어가야 할 방이 있고, 혼란스러워도 마주해야 할 감정이 있다. 그 모든 여정을 추동하는 것이 바로 궁금함이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왜 이런 행동 패턴을 반복하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이 나를 더 온전한 사람으로 만든다.
누군가에게는 일기장이, 누군가에게는 명상이, 또 누군가에게는 창작 활동이 자기 탐구의 도구가 된다. 나에게는 그것이 소설이었다.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내면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대화하게 하고, 내면여행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타인들도 그 여행에 초대하는 것. 자기 탐구의 형태가 무엇이든, 그 핵심에는 궁금함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궁금함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나는 내가 궁금하다"라는 말은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선언이자 약속이다. 나는 오늘의 나를 어제의 나와 동일시하지 않겠다는 선언. 매일 아침 새롭게 태어나는 나를 발견하겠다는 약속.
어제의 나를 안다고 해서 오늘의 나를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매 순간 변화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 탐구는 평생의 여정이 된다. 끝없이 펼쳐지는 미지의 영토를 탐험하는 모험과도 같은.
나에 대한 궁금함이 깊어지면 자연스럽게 타인과 세상에 대한 궁금함도 깊어진다. 내 안의 어둠을 마주할 수 있게 되면, 타인의 어둠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내 안의 복잡성을 인정하게 되면, 세상의 복잡성도 더 넓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자기 사랑은 이기심이 아니라 모든 사랑의 출발점이 된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때, 그 사랑은 자연스럽게 밖으로 흘러넘친다.
이 여정에는 끝이 없다. 완벽한 자기 이해라는 목적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궁금하다"는 영원한 현재형으로 남는다. 과거에 궁금했고, 지금도 궁금하며, 앞으로도 궁금할 것이다. 그 궁금함이 내 삶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되고, 내 글과 생각의 원천이 된다.
오늘도 나는 나를 더 잘 알고 싶어서, 어제와 다른 나를 만나기 위해, 다시 한 번 내면의 문을 연다. 그리고 그 문 앞에서 속삭인다.
"나는 내가 궁금하다."
그것이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