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이 아니다.
“나는 누구일까” 묻는 그 순간의 나도
질문 뒤에 조용히 숨 쉬는 무언가일 뿐.
나는 감각도 아니다.
냄새, 촉감, 통증은 지나간다.
나는 그것들을 느끼지만, 그것들에 닿지 않는다.
나는 기억도 아니다.
어제 기뻤던 나,
어릴 적 외면받던 나,
그조차 지금의 내가 아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바라보는 자,
사라지지 않는 배경이다.
눈앞의 내가 울어도
마음의 내가 흔들려도
나는 그 곁에 가만히 앉아 바라본다.
나는 줄곧 거기 있었다.
내가 나를 잊고 있는 동안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