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장소 고민하시는 여러분께
지난 글에서 대학생 여러분께 교환학생을 강추드렸는데요. 추억에 젖어 학교 홈페이지를 들어갔다가 장소 선정에 있어서 제가 세웠던 기준 및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교환 보고서를 발견했어요(유물 수준) 그 글을 고스란히 옮겨 혹시 교환학생 장소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씁니다.
P.S. 아 참고로 제가 스페인으로 교환학생 갔었기에 친 스페인 글입니다. 물론 다른 유럽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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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대학생이었던 제가 2014 가을학기 교환학생을 마치고 쓴 글입니다.
‘외국에서 살아보기’는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습니다. 항상 선택을 할 때 있어서 특정 시기에 맞는 경험인지의 여부를 고려하는데 교환학생 생활은 이 정점에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대학 수업을 듣고, 거주를 하고, 금전적 지원을 받고, 여행, 각국의 친구들까지 한마디로 대학생일 때 잡지 않으면 다신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다음 결정해야 할 것이 국가였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영어를 늘리고자 하는 목적 때문에 영미권을 가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교환학생동아리, 외국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며 한국에서 영어를 더 많이 쓰는 경험을 하며, 결국 영어는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다른 가치를 염두했습니다.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고 싶었고 유럽여행 경험이 없었기에 유럽을 선택하였습니다. 유럽 중에서도 어차피 접해야 할 외국어라면 가장 실용성 있는 언어를 쓰는 곳, 가을학기 파견에 추위를 많이 타는 탓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곳을 고르고 싶었습니다. 거기에 극한의 재미가 있고 모두가 한 번쯤은 여행 가고 싶어 하는 그 나라 ‘스페인’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 한마디로 딱 적당한 날씨, 유럽 각지로 연결되는 공항, UN을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의 공용어이며 약 4억 5천200만 의 인구가 사용하고 있는, 사용 인구수로 따지면 중국어에 이어서 제2위인 언어인 스페인어를 생존을 위해 저절로 습득할 수 있는 것, 결정적으로 경제적 사정은 둘째치고 항상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던 스페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으로 파견이 결정된 행운이 가득한 여러분은 이제 마치 스페인 사람이 되기 위한 예비 과정 인양 기다림을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엔 입학허가 즉 nomination을 받아야 하는데 이건 학교 웹메일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그 전에는 준비할 만한 것은 항공권인데 아무래도 일찍 준비하면 싸게 구입할 수 있겠죠? (저의 경우는 여름방학 계획이 미지수여서 sky scanner를 통해 6월에 중국 남방항공을 구입하였습니다. 7월 한 달 터키랑 그리스를 여행하고 넘어간 특이한 경우여서 스페인으로 바로 가실 분들은 다른 경험 보고서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중국 남방항공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딜레이 잘 되고 밥이 진짜 맛이 없지만 싸서 좋다 딱 이 한 문장으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고 스페인 비자를 받게 됩니다. 소득 증명, 통장잔고증명 등 몇 가지 공증을 받고 입학허가서, 거주증을 챙겨서 스페인 대사관으로 가서 받으시면 됩니다. 한 달 걸린다 어쩐다 이런 얘기를 듣고 갔는데 저는 2주 만에 받았습니다. 인터넷에 스페인 학생비자 치면 정말 자세한 블로그들이 많으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Universidad Carlos III는 경영 관련 스페인에서 최상위권 학교입니다. 잘 사는 친구들도 많고 똑똑한 친구들도 많습니다. 교환학생도 정말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고 ESN이라는 교환학생동아리가 활성화되어있어서 정말 관심만 가지면 교환학생을 하기에는 최고의 학교입니다. 다만 위치가 마드리드 중심에서 renfe (마드리드 교통수단)로 20분 정도 떨어져 있어서 Sol에 사시는 분들은 통학을 하셔야 합니다. 도서관도 신식 건물로 두 개나 있습니다. 체육관도 잘 되어있어서 이용권을 끊으시고 운동을 하시면 교환학생 가서 살쪄오는 다른 친구들과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페인 음식이 살찌는 음식들이 별로 없어서 저는 오히려 5킬로 정도 빠지고 왔습니다. 태양의 나라답게 가을학기 기후는 단연코 유럽에서 최고입니다. 실제로 10월까지 반팔을 입고 겨울에도 패딩은 다른 나라 유럽여행할 때만 꺼내면 됩니다. 또 가을학기 파견되시는 분들은 가자마자 큰 세일이 막바지에 이르러 있고 1월에도 큰 세일이 한번 더 있어서 자라 등 많은 브랜드를 값싸게 쇼핑할 수 있을 것이니 너무 바리바리 싸가지 마시고 거기서 옷을 사서 입고 버리고 오는 식으로 짐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 생활은 저의 가치관을 바꾼 경험이었습니다. 진정한 해외지향,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8학기에 파견된 저는 이전까지만 해도 진학, 취업, 고시 등 정해진 길만 알았고 또 자연스레 제 진로도 이쪽으로만 고민하였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마드리드에서 알게 된 화교 커뮤니티를 경험하게 되면서 생각이 정말 달라졌습니다. 큰 물에서 놀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그 욕심은 노력으로 이어져 현재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의 많은 도시를 여행한 경험은 요즘도 추억 잡아먹고 사는 제게 변하지 않는 즐거움을 줍니다. 삶을 길게 놓고 봤을 때 행복의 자양분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여행도 항상 현지 친구 집에서 머물거나,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어느 누구를 만나도 즐겁게 대화할 자신이 생겼고 여러 가지 좋은 지적 충격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금전적인 부분 역시 제 동생과 저 모두 장학금을 받고 가서 사실 돈을 남겨왔습니다. 학생 때 아니면 이런 경험을 또 언제 하게 될까요!
저에게 나쁜 점이 없었던 경험은 교환학생 경험이 거의 유일할 것 같습니다. 지금 고민하고 있다면 자기의 가치관, 삶의 지향점을 잘 생각해보고 후회 없는 결정 하시길 바라고 결정을 하셨다면 진하고 값진 경험을 만들기 위해 한국에서 스페인어, 영어를 미리 공부해 준비를 철저히 하셔서 한번 있는 기회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음 지금보다 4년 어린 제가 고맙네요. 지금도 위의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미국도 좋지만 장점이 많은 유럽으로의 교환학생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