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를 읽고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by 김몽스

* 본고에서 쓴 우리란 주어에 '나는 포함되지 않아!'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사람은 유감이지만 이 글을 안 읽는 게 좋겠다!


우린 평범하다. 평범하게 태어나서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죽는다. 그럼에도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특별함에 대한 갈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대부분의 삶이 평범하지만, 특별함을 좇기에 삶은 의미를 지닌다.


『스토너』는 윌리엄 스토너라는 한 남자의 일생을 그려낸 소설이다. 스토너의 삶엔 큰 굴곡이 없다. 대학을 다니며 교수가 된 뒤 결혼을 하고 사랑을 하고 죽음을 받아들인다. 따라서 서사 중 벌어지는 스토너의 갈등은 비교적 심심하게 여겨질 수 있다. 이때 우린 소설의 역할과 소설을 읽는 목적에 대해 돌이켜봐야 한다. 소설은 단순한 유흥이 될 수 있고, 사회 고발이 될 수도 있으며, 때론 한 시대의 사상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소설의 역할은 개인과 시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스토너의 삶에 대한 평가 역시 그렇다. 대부분 인간의 삶이 평범하듯이 스토너의 삶은 평범하다. 『스토너』를 읽는 독자, 그의 삶을 평가하는 이들을 포함하여 누구나 스토너가 될 수 있다. 스토너의 삶을 평가하는 건, 현재의 삶, 머지않은 미래, 죽음을 앞두고 '넌 무엇을 기대했나?'란 물음을 던지며 삶을 돌아보는 나를 평가하는 행위다. 그의 삶이 자칫 나의 삶이 될 수 있으며, 높은 확률로 우린 스토너와 같은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 따라서 스토너의 삶을 평가하는 행위는 나의 삶에 선고를 내리는 행위다.

또한, 각자의 삶을 평가 내릴 수 있는 이는 본인뿐이다. 그렇다면 스토너는 본인의 삶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그는 자신이 실패에 대해 생각했던 것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그런 것이 무슨 문제가 된다고. 이제는 그런 생각이 하잘것없어 보였다.
그의 인생과 비교하면 가치 없는 생각이었다.
p.390

죽음을 앞둔 스토너의 독백 중 일부분이다. 그는 자신의 실패를 떠올리지만, 이는 스토너가 살아온 인생과 비교하면 하잘것없는 생각일 뿐이다. 스토너는 죽음 직전 '넌 무엇을 기대했나?'란 물음을 스스로 던지고, 답을 하며 후회 없음을 내비친다. 자문자답을 통해 평범했던 그의 삶 속 특별한 순간들이 떠오른다. 이디스와의 결혼, 캐서린과의 사랑, 핀치와의 우정, 그레이스에 대한 부정(父情), 학문에 대한 열정. 이처럼 스토너의 평범한 삶 속에도, 특별한 순간은 존재했다.

이제 소설을 읽는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린 유튜브와 매체에서 퍼 나르는 자극적인 영상과 기사에 익숙하다. 비판적 시각 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고, 쉽고 자극적인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잣대는 소설로 옮겨지기도 한다. 소설에서 영상이 주던 자극적인 맛을 요구하며, 날 선 제목을 단 어그로 기사처럼 쉽게 자극을 주지 못하는 글은 영양가 없는 글로 취급한다. 『스토너』는 이런 시각에 물음표를 던진다. 우리가 너무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 있지는 않은지, 매체에서 선전하는 특별한 삶이 우리에게 평균이 되진 않았는지, 드러나지 않는다고 정말 없는 것인지.




각자의 삶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기준에 의해 본인만이 판단할 수 있다. 그 기준이 우정, 사랑, 결혼, 부와 명에 중 어떤 것이 된다고 한들 모두 개인의 몫이다. 이렇듯 어떤 면에선 특별하지만, 대부분의 면에선 평범한 것이 삶이다. 나의 특별함이 다른 이에겐 평범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나의 평범함이 다른 이에겐 특별할 수 있다. 우린 모두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 관점의 차이다. 또한 평범한 삶 속에도 필히 특별한 순간이 존재한다. 평범한 삶을 부정하는 건 곧 나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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