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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봐야 얻을 수 있는 것들

by 은수달

"전에 왔을 땐 분명히 간판이 있었는데... 그 사이 없어진 건가?"

갑자기 가덕도에서 국수가 먹고 싶어서 전에 봐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간판은 사라지고 텅 빈 매장만이 우릴 맞이했다.

그렇게 '촌국수'는 몇 달 사이에 사라지고 우린 도로를 달려 배말 칼국수를 먹으러 갔다. 네비 따라가다 보니 막다른 길이라서 돌아 나왔고, 터널(?)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다.

때론 잃어봐야 얻는 것들이 있다. 옆에 있을 땐 당연하게 여겨지던 존재가 떠난 뒤에 오는 허전함과 뒤늦은 후회. 그걸 알기에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건지도 모른다.

내 주위를 맴돌며 자기 좀 봐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쪼꼬를 쓰담해 주면서, 이모가 오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조카들한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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