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엔 섬광이 스쳐 지나갔다. 너무 오랫동안 나의 삶을 지배하고 있어서 그것의 존재를 잠시 잊고 지낸 것이다.
문명은 야만을 억누르는 방식으로 발달되어 왔다. 원시시대에는 생존본능을 바탕으로 한, 약육강식이 지배적이었다면, 근대 이후론 타인이나 도구를 적절히 잘 이용하는 집단이 살아남게 되었다.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양육하는 방식에도 이와 같은 원리는 교묘하게 스며들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이나 거부 반응이 만만치 않은 걸 보니, 그리 효과적이진 않은가 보다.
나의 비교 대상은 같은 뱃속에서 태어난 여동생과 잘난 사촌동생, 그리고 나보다 똑똑하고 재주 많은 또래였다. 고등학교 동기였던 영식이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했고, 대학 동기 한 명은 공무원이 되었으며, 엄마의 친구 아들은 변호사가 되었다. 거기다 어릴 적부터 어울리던, 아버지 친구의 딸은 의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몇 달 전에 들었다.
나만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나 행복이 있다는 외침은 종종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그래도 마음속 깊은 곳에선 여전히 외치고 있다. 깊은 계곡 사이로 잔잔히 흐르는 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