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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랑 소설 사이
방화범 루돌프
by
은수달
Dec 24. 2025
"내 코가 왜 이렇게 빨간 줄 아세요?"
카페 입구에서 나란히 들어오는 손님들을 향해 루돌프가 물었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려고?"
"그럴 리가요."
루돌프가 코웃음을 치면서 대답했다.
"성탄절을 핑계로 난리법석 떠는 커플들을 없애버리려고요."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요!!"
알콩달콩함을 뽐내는 커플이 외쳤다.
"물론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죠. 하지만 지들만 좋으려고 전국의 숙박업소 독차지하고 이벤트니 뭐니 하면서 솔로들 박탈감 느끼게 하는 건 죄라고 생각해요."
"특별한 날을 의미 있게 보내려는 건데... 너무하네요."
"너무한 건 당신들이에요. 솔직히 예수님이 탄생한 날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도 당신들이 축하하거나 기념하기 위한 날은 더더욱 아니죠."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으로 붉은 코를 벌렁거리며 루돌프가 반박했다. 하지만 여전히 손님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며칠 후, 시내의 유명한 모텔에 불이 났다는 뉴스가 나왔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방화가 틀림없다고 했다. 그 뉴스를 본 알콩달콩 커플은 동시에 누군가를 떠올렸다.
'혹시 전에 그 루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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