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만큼 따뜻한 보일러청

by 은수달

나보다 서열이 높은 올케님한테 새해 선물을 받았다.

그건 바로 이름도 생소한 보일러청!!

레몬, 생강, 대추 등으로 달인 수제청이란다. 감기도 예방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라는 의미인 걸까.

보통 올케와 시누이는 사이가 그리 좋지 않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시금치만큼 싫어하는 '시'자 돌림이라 그런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엄마가 좋은 시어머니로 남고 싶은 것처럼 나도 마찬가지다. 좋은 시누이는 못되더라도, 적어도 쓸데없이 간섭하거나 텃세 부리는 존재가 되긴 싫었다.

나의 진심이 통한 걸까. 올케는 생일이나 명절 등등 내 선물도 잊지 않고 챙겼다. 집들이 때 받은 식세기와 명절 선물로 받은 이불은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


하루는 올케와 남동생이 예전에 살던 집에 잠시 들른 적이 있다. 빨래를 돌려놓고 바쁘게 나가는 바람에 너는 걸 잊어버렸다. 한참 후에 올케한테 문자가 왔다.

[세탁기 안에 있는 빨래 제가 대신 널었어요]

문득,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와 비슷하다는 둘째 조카의 말이 생각났다.

남동생과 동갑인 올케는 예쁘고 똑똑하고 배려심도 많다. 그래서 동생한테 올케만 한 여자도 없으니 잘 모시라고 했다. 그리고 엄마한테도 며느리를 귀하게 여기고 제발! 마음을 비워달라고 당부했다.

어쨌든 이번 겨울은 올케한테 받은 보일러청 덕분에 건강하고 따뜻하게 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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