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사랑 2화

2. 고의는 아니지만

by 은수달


식사를 마친 후 2차 장소로 향한 곳은 뷰가 아름다운 카페였다. 소정 일행은 입구에 서서 셀프샷을 찍은 후 우르르 2층으로 올라갔다.


"뭐 마실래? 라테? 아메?"

"디저트는? 치즈케이크? 브라우니?"

"난 달달한 게 좋더라~"


각자 먹고 싶은 걸로 주문한 뒤 2층 창가에 자리 잡고 순서를 기다렸다. 광안대교가 한눈에 보여서 다들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자 소정이 직접 가지러 갔다. 바닥에 떨어진 휴지에 발이 살짝 미끄러졌고, 들고 있던 쟁반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하필 그 순간, 기훈이 음료를 가지러 가던 길이었다.


"어떡해..."

소정의 안타까운 외침과 동시에 기훈이 반사적으로 바닥에 떨어진 음료잔을 쳐다보았다.


"괜찮... 잠시만요."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몸부터 움직이는 기훈은 행동파였다.


"좀 전에 껍데기...?"

"맞아요. 제 이름은 남기훈입니다."

"근데 음료가 옷에 많이 튀었네요. 어쩌죠? 계좌 알려주시면 변상해 드릴게요."

"세탁비는 됐고요. 대신 담에 커피 한잔 사주시면 안 되나요?"


기훈의 말을 듣는 순간, 소정은 지금 이 순간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연락처를 주고받은 뒤 소정은 직원한테 얘기해서 바닥을 닦아달라고 했고, 쏟은 음료를 다시 주문했다.


비록 두 번이나 해프팅을 겪었지만, '오히려 좋아'를 속으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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