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사랑 9화

9. 사랑은 카푸치노

by 은수달


주말 오후, 어느 카페의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소정은 사랑이 카푸치노 거품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훈과 함께 보낸 시간들이 선명해졌다 다시 희미해진다. 손에 잡히지 않는 공기처럼,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믿는 순간, 아니면 사랑에 빠졌다는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 공허해진다.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며 소정은 그 위에 포개진 기훈의 손을 떠올렸다. 그의 형체는 부재하지만 온기는 추상적인 형태로 남아 있다. 존재하지만 실존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생각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워요."

일반적인 형용사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지만, 손의 촉감은 많은 걸 얘기하고 있었다. 그의 체온뿐만 아니라 주위의 습도, 조명, 그리고 그녀를 향한 열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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