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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Jun 16. 2022

34화 집착에서 망상까지


오셀로 증후군: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하고 그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증상


"사람들이랑 볼링 치러 가서 재밌었나 보네요. 마치고 연락한다고 했잖아요."

"미안해요. 막차 타느라 깜박했어요."

"알았어요. 쉬어요."


몇 년 전 알게 된 L은 누가 봐도 감탄할 외모와 남다른 패션 감각, 매너를 갖춘 남자였다. 그의 첫인상이 강렬하긴 했지만, 얼굴값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부러 거리를 두었다. 하지만 운명이라 믿을 만한 우연이 반복되었고, 생각보다 그와 공통점이 많아서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능력 있고 잘생긴 남자는 열등감이나 집착이 없을 거란 기대는 나만의 착각이자 편견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그의 집착은 심해졌고, 얼굴도 모르는 나의 전남친들과 자신을 비교했다. 거기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꼬투리 잡아 시비 걸거나 공격하곤 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상대에 대한 불안이나 집착도 심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집착에도 정도나 선이 있다. 상대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가거나 관계를 파탄낼 정도의 집착 혹은 망상을 과연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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