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해 온도 변화에 민감한 체질이라 일 년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체감상 여름이 매번 힘들고 지친다.
월말이라 그런지 업무가 쓰나미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 거기다 부가세 신고까지 겹쳐서 이틀에 한 번꼴로 은행 방문 중이다. 오늘도 주거래 은행에 들러 볼일 본 뒤 회사 근처 카페에 들렀다.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이곳은 요즘 핫플이라 평일 오후에도 붐빈다. 그래도 야외 테라스가 있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직원들과 나눠 먹을 어니언 크로켓을 포장해달라고 했다. 명장이 직접 만든 빵이라 그런지 뭔가 다르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지만 ㅋㅋ 어쨌든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자리를 잡고 앉아 하늘을 쳐다본다. 바람이 솔솔 불어와서 그런지 한낮의 태양도 견딜 만하다.
작년 여름엔 직원 한 명이 크게 다치는 바람에 회사 전체가 비상이었고, 관련 서류를 작성하느라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라 두 배로 바빴다.
올해도 역시 업무가 밀려와 정신없긴 해도 가까운 이들이 다치거나 크게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책의 제목처럼 우리에겐 누구나 '일시정지'가 필요하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처럼,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고 환경에 나를 내맡기다 타성에 젖어버리는 건 아닌지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