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손님한테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하지만 카페일을 그만둔 뒤 어느 날, 자주 가던 카페에서 음료를 픽업하며 나도 모르게 위의 말을 내뱉고 말았다. 직원과 눈이 마주치자 멋쩍게 웃어버렸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요식업체가 있다. 음식이나 음료를 제공하면서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소해 보이지만, 이 말 한마디가 음식 맛을 좋게 느끼도록 한다면 굳이 아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릴 적부터 입맛이 까다로워 엄마한테 잔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타지로 이사하고 자취하면서 자연스레 식성이 바뀌었다.
'그래.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지.'
복수 전공하느라 식사할 시간이 여의치 않았던 난 주로 김밥이나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곤 했고, 외식할 때면 정성스레 음식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저절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몇 달 전에 회사 근처에 새로운 카페가 생겼다.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직원들의 서비스가 기억에 남아서 가끔 찾곤 한다. 오늘도 '크림 라테'를 주문하자 직접 테이블로 갖다 주며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때론 새로 방문한 음식점이나 카페의 음식이 입맛에 안 맞거나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불평부터 하기 전에 음식을 준비하고 제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가 필요했을지 한 번쯤 생각해 보자.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이 당연하지 않듯이 누군가 나를 위해 만든 요리에는 정성이라는 재료가 들어가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