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패브릭 소파다

by 은수달


며칠 전, 이사 갈 집에 새로 장만할 소파를 보러 가구 할인점에 다녀왔다. 가죽보단 패브릭 소파가 종류도 많고, 디자인도 다양했다.



십여 년 전, 고향으로 내려온 뒤 집에서 쓸 소파를 찾아 헤맸다. 관리가 쉬울 것 같은 가죽 소파를 사려했으나 여동생이 극구 말렸다.

"언니, 가죽보단 패브릭이 관리하기 편해. 쿠션으로 포인트도 줄 수 있고, 싫증도 덜 나고."


디자인을 전공한 여동생의 말을 믿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패브릭 소파를 구입한 뒤 십 년 넘게 잘 쓰고 있다.



몇 년 전, 감기가 안 떨어져 가정의학과를 찾은 적이 있다.

"감기 바이러스는 항상 잠복해 있다가 면역이 떨어지거나 특정한 현상이랑 만나서 하나의 증상으로 드러나는 거예요. 일시적인 거니까 약 먹거나 푹 쉬면서 관리해주면 돼요."


의사의 말대로 처방받은 약을 먹으면서 틈틈이 쉬어주니 증세가 호전되었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코로나 바이러스. 잊을 만하면 위력을 떨치는 녀석이 얄밉거나 원망스러울 때도 많지만, 결국 공기 중에 떠도는 감기 바이러스처럼 우리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아닐까.


관리만 잘하면 오랫동안 잘 쓸 수 있는 패브릭 소파처럼, 비이러스 역시 그 특성을 잘 알고 대비하면 위험한 순간은 피해 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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