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수달

몰랐다는 변명책

by 은수달


하천이 그렇게 빨리

범람할 줄 몰랐다.

주차장이 순식간에

수영장이 될 줄도 몰랐다.


무심코 던진 말에

네가 그토록 마음 아파할지

두고두고 가시가 되어

깊숙이 박힐 줄 몰랐단다.


국민들이 피땀 흘려 낸 세금이

약삭빠른 누군가의 주머니를

두둑이 채워줄지는 몰랐다.


너의 느리고 게으른 손이

동료의 퇴근 시간을 붙잡을 줄

부하 직원의 어깨를 짓누를 줄도

몰랐겠지 당연히.


몰랐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을 거란

착각은 그만.

몰라서 서툴다는 변명도

이제 그만.


몰랐다는 말이

만사 해결책은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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