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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Oct 29. 2022

43화 끝나지 않은 논쟁: 운전석 옆자리


"혹시 이거 달님 거예요?"

어느 날 저녁, 그가 처음 보는 물건을 내밀며 묻는다.

"제꺼 아닌데요."

"그럼 누구 거지? 당연히 달님 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옆자리에 동호회 후배를 태운 적 있는데, 그 후배가 실수로 흘린 아이라이너였다. 그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한동안 깻잎 논쟁, 새우 논쟁부터 최근엔 패딩 논쟁까지...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 다툼을 유발하는 갖가지 논쟁이 화제가 되었다. 야구장에서 치어리더한테 부채질을 해준 유부남의 행동이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부채질했고, 그럴 수 있다 용납할 수 없다 등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그 여자는 손이 다쳤대요?"

남자가 여사친의 롱 패딩 지퍼를 대신 잠가줬다는 얘기에 한 남성분이 의문의 눈초리로 물었다.

 

"아무것도 안 하면 돼요."

어느 모임에서 최근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에 딱 잘라 대답했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오해하거나 불쾌할 수 있는 계기는 애초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물론 순수한 호의 혹은 선의로 베푼 행동이라고 해도 상대가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역지사지.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쯤 생각해본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데, 우린 대부분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거나 합리화하기 바쁘다.


오늘도 갖가지 논쟁 속에서 상처받거나 마음 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논쟁은 논쟁일 뿐, 별일 없이 지나가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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