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니 지금도 '미라클 모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인도 사람을 모아 매일 새벽 인증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했지만, 난 애초부터 참가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일어나서 출근도 겨우 하는데 잠도 덜 깬 상태로 뭔가를 한다고? 말도 안 돼!!'
물론 과학적으론 새벽에 두뇌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고 하며, 이를 근거로 '미라클 모닝'이 탄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성향이나 라이프 스타일이 다른데, 무조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학창 시절엔 나름 아침형 인간이었다. 새벽 5시 30분쯤 일어나 씻고 간단하게 아침 챙겨 먹고 등교했으니. 대학 때도 웬만하면 아침이나 오후에 수업을 몰아서 듣곤 했다. 대신 보통 밤 10시쯤엔 잠들어서 늦은 밤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활동하는 건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정확히 말해 오후형 인간에 가깝다. 아침엔 공복혈당이 낮은 탓인지 몸이 무겁고 좀처럼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점심 먹고 나면 살짝 나른하긴 하지만, 오히려 집중이 잘 되는 편이었다. 그래서 복잡하거나 중요한 업무는 대부분 낮에 처리하고 있다.
대신 미라클 이브닝 실천 중이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만사가 귀찮아지지만, 뒹굴거리기엔 시간이 아까워 저녁 먹고 나면 일단 책상 앞에 앉는다. 그리고 남은 일을 처리하거나 글을 쓴다. 집 여기저기 책을 두고 짬날 때마다 펼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심지어 티브이를 보다가도 책을 집어 드는 걸 보니, 어쩔 수 없는 독서 덕후인가 보다.
몇 년 전, 말로만 공부를 외치던 친구에게 습관 들이기를 권유한 적 있다. 취준생이지만 공부와는 거리가 멀고 대부분 시간을 웹서핑이나 게임으로 보내고 있던 차였다.
"처음부터 목표를 거창하게 세우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처음엔 십 분이나 이십 분, 멍 때리더라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습관을 들여 봐. 운동처럼 몸도 공부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까."
친구는 내 말을 믿고 실천했고, 집중이 되지 않으면 근처 도서관이나 카페를 찾았다.
그리고 한 달 후...
"요즘 카페에서 집중이 잘 돼서 하루 서너 시간씩 공부하게 돼."
집에선 감시의 시선이나 강제성이 없어서 흐트러지기 쉽다. 그럴 땐 적당한 소음이나 타인의 시선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이동하면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