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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다고 미루면 더 심해지는 질환

by 은수달


"그러게 의사가 권유할 때 진작 치료받지 그랬어요."


오래전, 치과에서 치료받은 애삼은 보정물을 씌워야 하니 한 달 안에 재방문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았단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통증이 심해져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그것도 내가 등 떠밀어서.


사람들이 꺼려하는 진료과목 중 하나는 치과!!


그래서인지 불편해도 참거나 진통제 먹고 버티는 경우를 여럿 보았다. 나도 한 때 충치가 심해져 신경치료받고 몇 군데는 금니로 씌워야만 했다. 그날의 기억 때문인지 양치질도 꾸준히 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열심히 관리 중이다. 덕분에 크게 덧나거나 아픈 적은 별로 없다.




"민감한 부위에서 피가 나요."

"얼마나 됐어요?"

"일주일쯤?"

"그럼 병원 가봐야죠."

"다음 주엔 일 때문에 바쁜데..."

"그래도 시간 내서 가요. 엄마도 괜찮겠지... 하다가 응급수술받았거든요."


학원 강사로 오래 활동하던 대학 동기 역시 허리 디스크가 심해져 병원에서 수술 권유를 받았단다. 하지만 수술받아도 완치된다는 보장이 없어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지 말고 다른 병원에도 가 보는 건 어때? 엄마도 디스크 심했는데, 수술 안 받고 물리치료로 좋아졌거든."

결국 동기는 내가 추천한 병원을 방문했고, 운동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호전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여자들이 치과만큼 방문을 꺼려하는 곳은 산부인과. 하지만 오히려 치과보다 더 자주 방문해서 상태를 살필 필요가 있다.

"일 년에 두 번은 자궁경부암 검사받으셔야 해요. 특이 체질이라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거든요."


안 그래도 꺼려지는 검사를 두 번씩이나 받으라니... 하지만 덕분에 사소한 질환부터 심각한 질병까지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받을 수 있었다. 얼마 전에도 부정출혈이 심해져 내원하니 극심한 스트레스로 호르몬이 이상 반응을 일으켰단다. 다행히 며칠 만에 출혈이 멈춰서 약을 처방받을 필요까진 없었다.


나의 아버지는 주위에서 소문난 병원 애호가(?)이다.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이상 있으면 본인이 여기저기 수소문해 진료받고 오신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수술 몇 차례 받으며 위기를 잘 넘기셨다.


"이상하게 조금만 걸어도 허리랑 다리가 아프네. 가까운 병원 가니까 디스크란다."

그래도 미심쩍어 얼마 전엔 심장혈관 수술을 받았던 병원을 예약해 방문했다. 아무래도 수술받은 이력이 있으니 좀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할 거라 생각한 것이다.


"디스크가 아니라 척추관 협착증이란다. 물리치료 꾸준히 받고 약 먹으면 좋아진단다."


불행 중 다행일까. 평생 현장에서 일해 온 아버지는 직업병으로 손 수술을 받으셨고, 담배와 술을 좋아한 탓에 심장혈관에 이상이 생겨 스탠스 시술을 받았다. 몇 년 전에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는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괜찮다고 돌려보내는 바람에 생사를 오가기도 했다.


아프면 주위에 소문내라는 말이 있다. 사소한 질환으로 굳이 생색낼 필요까진 없지만, 내 몸은 내가 먼저 아끼고 돌볼 줄 알아야 한다. 귀찮다고 미루면 좋은 건 별로 없다. 만성질환일수록 그러려니 넘기거나 해결책이 없다고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https://blog.naver.com/justhospital/222868510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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