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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알아서 복 받겠습니다

by 은수달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사장님 대신 연하장 만드느라 바쁘다.
"매년 비슷한 문구들인데 굳이 연하장을..."
"그래도 메시지 받았으면 답장은 보내야지."

결혼식 때 축의금 받았으니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이치랑 비슷하다. 그래도 여전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로 끝나는 메시지를 받고 형식적인 답장을 보내는 것이 내겐 업무 연장으로 느껴진다.


연하장이란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간단한 글과 그림을 담아 새해인사를 전하는 편지 또는 엽서이다.


물론 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마음과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주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나도 한때는 진심을 담아 연하장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서로 경쟁하듯 연하장을 만들어 자랑하는(?) 분위기가 되었고, 그러한 분위기에 동참하거나 슬며시 발을 뺐다.


[여러분의 복붙 카톡 메시지를 받을 생각에 벌써부터 설렙니다.]

어느 SNS의 피드에 적힌 글을 보면서 속으로 피식 웃었다.

'역시 나랑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네. 아무리 남들 다 보내는 연하장이라고 해도 문구라도 조금 바꿀 순 없을까?'


안 그래도 바쁘게 사는데, '해 바뀌기 전에 한 번 보자'라는 연락을 반기지도 끊어내지도 못하고 고민하게 된다.


새해엔 알아서 복 받을 테니,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민폐 덜 끼치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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