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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에세이스트
만나면 좋은 사람
by
은수달
Feb 26. 2023
"오늘 저녁은 중식 어때요?"
"중식 좋죠."
"몇 시쯤 볼까요?"
애삼이를 통해 알게 된 가족이 있다. 연애한 지 몇 달 만에 결혼해서 지금은 둘째를 임신한 J와 자격증을 준비하며 외조를 아끼지 않는 M, 그리고 눈치 빠르고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 Y. 형편이 그리 넉넉하진 않지만 서로 아끼고 배려하는, 요즘 보기 드문 가족이다.
시내의 어느 중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주차장 찾아 헤매느라 십 분 정도 지각했다. 곧바로 음식을 주문한 뒤 가볍게 안부를 주고받았다.
" 혹시 펌 했어요?"
"자격증 준비는 잘 돼 가요?"
"입덧은 좀 어때요?"
일상적이지만 서로에게 관심이 없으면 하기 힘든 질문이기도 하다.
"크리스피 탕수육 대박인데요. 꿔바로우 같아요. 근데 튀김옷이 바삭하고 맛있어요."
나름 미식가인 Y가 감탄사를 내뱉더니 앞에 놓인 음식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마파두부와 짬뽕도 깊은 맛이 나고 간이 세지 않아서 다들 맛있게 먹었다.
홍유단 남포본점
부산 중구 구덕로34번길 5
"우리 이제 뭐 할까요? 근처 보드게임 카페 갈래요?"
"좋죠."
서로 관심사가 비슷해서 그런지 의사결정을 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룸을 배정받고 음료를 주문한 뒤 어떤 게임을 할지 골랐다.
"경매 게임 어때요? 룰도 그리 복잡하지 않고 재밌더라고요."
"좋죠. 일단 설명부터 볼까요?"
각 방의 패드에 게임 종류가 나와 있고 동영상으로 설명도 미리 볼 수 있었다.
*서양미술사와 경매의 개념을 동시에 익힐 수 있는 '모던 아트'
"생각보다 재밌네요. 사는 것만큼 파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 비싸게 부른 거 아냐? 나중에 팔아도 본전 찾기 힘들 텐데..."
"과감한 투자... 대단한데."
우린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2시간 넘게 게임 삼매경 속으로 빠져들었다.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좋은 사람들. 어쩌면 이들을 만나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살아오며 힘든 과정을 버텨온 건지도.
가끔은 마음 통하는 지인이 가족보다 더 편하고 반가울 때가 있다.
당신은 마음에 힘을 주는 사람을 가졌나요?
레드버튼 남포점
부산 중구 광복로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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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족 일상 훔쳐보기> 출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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