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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Apr 27. 2023

#26 김을 품은 유부


유부롤? 오랜만에 홈쿠킹 해볼까?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반차 쓰고 일찍 퇴근했다.


만일을 대비해 기본적인 식재료만 사두고 필요하면 근처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 온다. 햇반이랑 라면 등의 레토르트 식품은 자취인의 필수품이자 요긴한 비상식량.


그러나 오늘은 뭔가 제대로 해 먹고 싶다.


먹다 남은 된장찌개, 햇반, 유부롤, 그리고 김치.

당장 쓸 수 있는 재료들을 끄집어 내 밥상 이미지를 그려본다.


아까 과장님이랑 김치전 얘기했는데... 김장 김치랑 양파, 밀가루, 고추... 그리고 유부롤은 2-3인분용이니 절반쯤 계량하면 되겠다. 디저트는 그릭 요거트. 완벽해!!


유부 위에 김을 깔고 미리 준비해 둔 밥을 올린다. 김밥처럼 돌돌 말면 완성:)


반죽과 굽기가 다한 김치전. 반죽은 팬케이크보다 살짝 되게 하면 적당하다. 고추 대신 어린잎을 곁들이고 작게 구워서 먹기 좋게 자른다.



리만큼 중요한 건 바로 테이블 세팅!!!


음식이 돋보이게 하려면 그릇은 무채색이나 짙은 색상이 좋다. 롤과 소스는 한 접시에, 그릭 요거트는 모양을 위해 스쿱으로 떠서 담는다. 그 위에 그래놀라와 꿀을 곁들이면 굿.


맛도 중요하지만 영양소도 포기할 순 없다. 탄수화물은 적게, 단백질과 섬유질은 충분히. 꼭꼭 씹으면서 식감을 제대로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


달을 품은 해처럼 김을 품은 유부는 수달의 입속으로 사라지고, 위장을 거쳐 피와 살이 되어줄 것이다.


요리는 종합예술이자 치유라는 걸 재차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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