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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Apr 28. 2023

48화 보프님은 야근 중


"담주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 진행될 것 같아요. 새로 맡은 업체라서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

"집중해서 할 만하면 중간에 흐름 끊어놓고, 빨리 진행 안 한다고 독촉하고..."


까다로운 업무를 맡은 데다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애삼이는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복잡하고 머리 쓰는 걸 별로 안 좋아하지만, 막상 일이 발등에 떨어지면 어떻게든 해낸다. 그걸 알기에 힘들다고 투정 부리는 그를 차분히 달래준다.

"그만두더라도 지금 맡은 프로젝트는 제대로 마무리해야죠."

이직하고 싶다는 말을 일 년째하고 있지만, 마음에 차는 곳이 없는지 망설이고 있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시대엔 때론 버티면서 다음 기회를 노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만두고 싶어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나도 있어요."

그를 위로하기 위해 꺼낸 말이지만, 절반 이상은 진심이자 현실이다. 작년에 새로 시작한 사업 때문에 대출이자만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봉도 나쁘지 않고 회사 분위기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 존버 중이다.



영혼 없는 위로는 안 하는 것보단 낫지만, 연인이 힘들어한다면 묵묵히 지켜봐 주거나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건네줄 필요도 있다.


나도 이직을 여러 번 하고 때론 밤낮없이 일에 매달렸지만, 사소한 일이라도 꼼꼼하게 살피고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야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습관적으로 누군가에게 기대거나 하소연하기 전에, 스스로 극복하거나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 보자. 어쨌든, 일에 열중하는 그가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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