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독일상 훔쳐보기 2화

2.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by 은수달
졸리지 않는 밤은 내게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만큼이나 드물다.


날씨나 기분에 따라 어울리는 커피도 달라진다.

오늘 같은 날엔 에스프레소나 에스프레소 마끼아또가 어울린다.


창문 사이로 뜨거운 태양이 집어삼킬 듯 달려드는, 그런 날엔.


오늘 그녀의 혼독 대상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이다.


'사자가 샐러드를 좋아한다고? 원래 채식주의자였나?'

내가 알고 있는 정보랑 일치하지 않아서 녹색 형님을 소환했다.

사자: 아프리카와 인도에 서식하는 식육목 고양잇과의 포유류. 주로 오릭스, 그랜트가젤, 얼룩말 등 발굽이 달린 중대형 초식동물을 사냥한다. 심지어 먹잇감을 죽이고 나서 혀로 먹잇감을 핥기도 하는데 일종의 애도에 해당하는 모습이다.

-나무위키 '사자' 중


확실히 초식동물은 아니며,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포유류이다. 그런데 왜 작가는 책 제목을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라고 붙였을까. 의문을 가지며 그녀가 책 읽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중간에 계속 키득거린다.


'아, 궁금해서 미치겠네. 무슨 내용인지 물어보고 싶다.'


잠시 후, 그녀가 내 속마음을 읽었는지 카운터로 다가온다.

"저기, 에어컨 바람 좀 약하게 해 주실래요?"

"아, 추우신가 봐요."

"네. 좀 민감한 편이라..."

곧바로 바람을 낮추려다 좋은 기회다 싶어서 궁금증을 해소하기로 했다.

"근데 아까 책 읽으면서 계속 웃으시던데...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괜한 오지랖 부리는 이미지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조심스레 물었다.


"아,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유머 감각이 남달라서요. 문장에서 위트가 넘치고... 아무튼 읽어보시면 알아요."

읽어봐야 안다니... 1차 궁금증은 해소되었지만, 여전히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 곧바로 인터넷을 검색해 같은 책을 구입했다.

"오실 때마다 책 읽으시던데... 혹시 작가세요?"

"맞아요."

"오. 실제로 작가님은 처음 봐요."

신기한 표정이 익숙한 지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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