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독일상 훔쳐보기 3화

3.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by 은수달
더 많은 것을 창조하려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해. 우리가 싫어도 시간은 세상을 변화시키거든.


비 오는 날엔 압구정동, 아니 카페에 가야 한다.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차분해지고 마음속 찌꺼기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녀는 오늘도 책을 읽다 말고 태블릿에 뭔가를 열심히 적는다.

'작가라고 했으니 소설 쓰나? 아님 에세이?'

글의 내용이 궁금했지만, 작업에 방해가 될까 봐 멀찌감치 지켜보기만 한다. 그때, 쨍그랑하는 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컵을 깨트리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녀와 맞은편에 앉은 손님이었다. 그녀는 소리가 나는 쪽을 힐끗 쳐다보다가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

'휴, 다행이다. 혹시라도 짜증 낼까 봐 걱정했는데...'


곧바로 사건 현장을 수습한 뒤 커피 한 잔을 내려 그녀한테 가져다주었다.

"이건..."

"좀 전에 소리 때문에 방해받으셨죠? 사과의 의미로 드리는 겁니다."

"잘못은 손님이 했는데 왜..."

그녀는 여전히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지만 매장 관리는 전적으로 제 책임이니... 잠시만 앉아도 될까요?"

"아, 네."

"혹시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소설인가요?"

"아뇨, 에세이예요."

"아 그렇군요. 어떤 내용인가요?"

"진로와 막막한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는... 뭐 그런 내용이에요."

"진로상담 같은 건가요?"

"뭐.. 일종의... 이 책 참고로 쓰고 있어요."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제목부터 흥미롭네요."

"얼마 전에 저자 특강 듣고 왔는데, 새겨들을 만한 얘기가 많았어요. 사장님은 어떻게 카페를 운영하게 되신 건가요?"

"아, 저도 예전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지인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러시구나."

"커피는 입맛에 잘 맞으세요?"

"네. 은은하게 산미도 있고 입안에 단맛이 남아서 취향엔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녀가 책이나 글쓰기만큼 커피에도 남다른 애정이 있다는 걸 같이 얘기하면서 알게 되었고, 컵을 깨트려 준(?) 손님한테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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