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서 손가락질당할 요소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죄책감 혹은 윤리적 위화감을 품어야 할까?
주위에서 일인가구에 대한 소식이 심심찮게 들어온다. 특히 고독사 얘기를 들으면 왠지 남의 일 같지 않다. 자취 생활도 어느덧 십 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결혼 계획은 없다. 결혼은커녕 연애를 한 지도 오래되다 보니 과연 내 몸에 연애 세포가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다.
그날, 그녀는 낯선 남자를 데리고 왔다. 분위기로 봐서는 연인이 아닌 건 분명했다.
'도대체 무슨 사이지? 친구? 지인? 아님 동료?'
그리 좋지 않은 머리를 굴려보지만,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한 사실을 확인할 길은 없다. 그녀는 평소처럼 라테를, 그 남자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보통 체격에 안경을 끼고 있으며 성격은 무난해 보인다.
"주문하신 커피 두 잔 나왔습니다."
일부러 음료를 갖다 주며 좀 더 가까이서 분위기를 관찰해 본다. 남자는 나를 슬쩍 쳐다보더니 이내 그녀한테 시선을 집중한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직접 갖다 주시네요."
"손님 모시고 온 기념으로... 이건 서비스로 드리는 거니까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