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을 병원 앞에 내려주고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근처 베이커리 카페로 향했다. 내일 먹을 빵을 먼저 고른 뒤 메뉴판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여기 커피는 처음이니까... 아메보단 라테가 낫겠지."
바리스타로 오래 일하면서 커피를 맛볼 기회는 많았고, 의외로 커피가 가성비 좋은 음료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에이드, 스무디 등의 논커피 음료를 맛있게 만드는 매장이 드물다는 사실도 덤으로 알게 되었다.
보통 커피 맛을 모르면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하지만 아메는 절대 만만한 음료가 아니다. 로스팅부터 물의 온도, 에스프레소 추출량 등 많은 요소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식을수록 쓴맛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얼음이 녹을수록 농도가 옅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거기다 추출을 잘못하면 쓴맛뿐만 아니라 구수한 맛(커피에선 부정적인 뉘앙스), 짠맛 등도 경험해야 한다.
그래서 낯선 카페에서 무난한 커피 메뉴는 얼음 적게 넣은 아이스 카페 라테인 것 같다. 커피 자체가 별로 맛이 없어도 우유가 어느 정도 커버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따뜻한 라테는 우유 온도가 안 맞거나 스팀이 잘못되면 우유 비린내가 날 가능성이 높다.
대중이 즐겨 찾는 스타벅스. 편차가 큰 아메리카노 대신 오늘의 커피를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 달달한 커피가 당긴다면 바닐라 더블샷이나 바닐라 플랫화이트도 추천한다. 스벅의 대부분 음료에서 시럽은 +1(15ml 정도)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예를 들어, 바닐라 플랫화이트 톨 사이즈를 주문하면 다른 매장에선 시럽이 2번 들어가지만, 스벅은 3번 넣는다. 그래서 대부분 음료가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