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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과 입원은 십 년 만이지만

맘모톰 수술후기

by 은수달


'나도 며칠 입원해서 푹 쉬었으면 좋겠다.'


엄마가 뇌진탕 진단을 받고 입원했을 때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론 살짝 부러웠다. 그동안 수술받은 적은 세 번, 마지막 수술은 십여 년 전 손가락 접합술이었다.



몇 달 후, 말이 씨가 되었는지 '상세불명의 다발성 혹'이라는 진단을 받고 병원만 세 군데를 거쳤고, 결국 수술 날짜를 잡았다.


"마취할 때 좀 따끔할 겁니다. 안에서 기구 지나갈 때도 묵직한 느낌이 있는데, 많이 불편하면 말씀하세요. 호흡 계속하시고요."


2시쯤 병원에 도착해서 신속항원검사를 비롯해 기본적인 절차를 마치고,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세면도구 등 필요한 것들을 챙겨 왔는데, 정작 수저는 빠트렸다. 곧바로 건너편에 있는 다이소로 달려가 수저랑 간식을 사 왔다.


수술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지만 , 약 기운 때문인지 나른했다. 지난번 피검사 결과 비타민 D 수치가 낮아서 비타민 주사도 같이 맞았다. 통증에 민감한 편이지만, 주사는 잘 맞는 편이다. 기약 없는 장기간의 통증이 힘들 뿐.



평소에 건강관리에 신경 쓰면서 운동도 꾸준히 하는데, 아주 가끔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에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지혈 때문에 압박 붕대로 최대한 세게 감을 거라 불편할 겁니다. 오늘 떼어낸 세포로 조직검사 해보고 이전 초음파 결과랑 일치하는지 분석한 뒤 차후 일정 잡을 거고요."

담당의사는 수술 내내 진행 과정을 상세히 알려주면서 틈틈이 괜찮은지 물어보았다. 마취액 들어갈 때 따끔하고, 중간에 기구가 들어가는 느낌이 살짝 불편할 뿐 참을 만했다.


"사흘 동안 샤워는 못 하시고, 이주 동안 운동도 가능한 피하시고요. 일상생활은 가능합니다."

"필라테스 배우고 있는데... 안 하는 게 낫겠죠?"

샤워를 못한다는 사실보다 필라테스를 한동안 쉬어야 한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회복하려면 의사 말을 따르는 수밖에.


약기운 때문인지 나른해져 깊은 잠에 빠졌고, 식사 시간에 맞추어 간이 테이블도 세팅해 두었다. 밤늦게 배고플 경우를 대비해 간식과 음료도 미리 사두었다. 링거를 맞고 움직임도 적어서 생각보다 배는 별로 고프지 않다.


입원해 있는 동안 잠도 충분히 자고 글도 쓰면서 온전히 혼자만의(간호사의 방문 빼고)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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