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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서

by 은수달


오늘은 독서모임이 있는 날이다.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뒤 집에 들러 택배를 카트로 옮긴다.

'책 3권이랑 컵 주문했는데 박스가 왜 이렇게 크지?'

의아해하며 상자를 뜯어보니 내용물이 너무 작아 보였다. 마땅한 상자가 없어서 차선책을 택한 것치곤, 상자가 지나치게 컸다.


주로 역세권에서 살다가 지하철이 없는 동네로 이사 온 뒤 자가용을 이용할 때가 많다. 하지만 모임 장소에 주차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오랜만에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 도착시간이 3분밖에 남지 않아서 서둘러 나왔는데, 집에 지갑을 두고 나와 돌아가야만 했다. 곧바로 뛰어가도 버스를 놓칠 것 같다.

'다음 버스는 15분 뒤에 도착하네.'


중간에 경로를 확인하며 그렇게 기다리다 보니 버스가 도착했다. 퇴근 시간이랑 겹쳐서 혼잡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그리 막히진 않았다. 역 앞에 내려서 근처 식당에 들러 멸치국수를 먹는다. 오늘 모임에서 읽을 책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이다. 지금 시대에 읽어도 좋을, 아니 꼭 읽어야 할 고전문학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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