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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독일상 훔쳐보기 13화

13. 보는 순간 사게 되는 1초 문구

by 은수달


'이번엔 못 오는 건가?'


잊어버릴까 봐 미리 참석 버튼을 눌렀지만, 그녀의 이름이 보이지 않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 있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모임날이 아직 남았으니 기다려보기로 했다.


무심코 앱을 둘러보던 그는 그녀의 이름이 보이자 표정이 밝아졌다.

'다행이다. 당분간 못 볼 줄 알았는데...'


지난번 데이트 이후로 그녀는 카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사일 때문에 바쁜 거라고만 여겼고, 그 역시 손님이 몰려 정신없이 지냈다.


하지만 한가한 시간이 찾아오면 여지없이 그녀에 대한 생각이 끼어들었다.


눈으로 1초 만에 쓱 읽고 호기심을 자아내는 오프닝 문구로 고객을 낚으시길 바랍니다.


시선은 책에 두면서도 어떻게 하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녀는 고객이면서도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인데... 결정적인 이벤트가 없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나한테 실망이라도 한 걸까.'


파티 이후 뜸해진 연락의 원인이 자신한테 있는 것만 같아서 그는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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