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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Aug 02. 2024

정의와 선의 사이: 찬호께이, 13.67


홍콩을 배경으로 1967년도부터 2013년도까지 여섯 개의 사건을 역순으로 펼쳐지는데, 혼란의 시대에 시민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경찰의 의무에 깊이 파고듦으로써 시대를 초월한 울림을 남긴다.


-알라딘 책소개 중



중국어권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로 손꼽히는 찬호께이의 작품을 독서모임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지만, 생각보다 분량이 많은 데다 중반부가 지나면서 긴장감이 살짝 떨어졌다. 하지만 홍콩 경찰총부의 전설적 인물인 '관전둬'를 중심으로 묘사되는 인물들이 흥미로웠고, 홍콩의 역사적 배경과 풍경들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뛰어난 추리 능력을 갖춘 관전둬는 오랜 파트너인 뤄샤오밍과 함께 복잡하고 의문점 많은 사건을 해결해 왔다. 1장은 관전둬가 경찰총부에서 퇴직한 뒤 오랜 시간 흘러 말기 암 환자로 혼수상태에 빠진 시점에서 시작한다.


여섯 건의 사건과 한 인물의 죽음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홍콩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지닌 슬픔이다. 정의를 꿈꾸면서도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정의를 구현하려면 때론 부도덕과 타협해야 한다.


"기억해야 해. 경찰의 진정한 의무는 시민을 보호하는 일이라는 것. 무고한 시민에게 제도가 피해를 입히거나 정의를 표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분명한 근거를 내세워 경직된 제도에 대항해야 하네."


다른 사람들이 평온하게 백색의 세계에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관전뒤는 계속 흑과 백의 경계를 떠돌았다.  (111~112)


Q. 경찰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일까요? 경찰은 일반적인 직업과는 다른 사명감을 요구받는데, 그것이 당연한 걸까요?


"인간은 상황을 이기지 못한다."


Q. 위의 문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분은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수사성공률 백 퍼센트지요." (22)


Q. 작가는 왜 '관전둬'를 신격화하거나 완벽에 가까운 인물로 그린 걸까요?


'관전둬'라는 인물을 통해 정의 구현의 판타지를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그가 가진 경력이나 뛰어난 관찰력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인물이다.


Q. 일반적인 추리 소설은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해서 사건을 같이 해결해 가는 쾌감을 주는데, 이 작품은 작가가 각 장마다 배경 설명을 많이 해서 몰입도가 떨어지고 추리적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작가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그런 걸까요, 아니면 작가 특유의 문체일까요?


그 당시 홍콩의 부조리와 이권 다툼 등을 광범위하게 다루려다 보니 작가의 시선이 많이 개입된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을 부각시키고 정당성을 부여하려다 보니 그와 관련된 설명이 길어진 것 같다.


Q. 점점 정의나 선의를 실천하기 어렵고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로 흘러가는데요. 선의로 베푼 행동이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경험이 있나요?


 우연히 습득한 휴대전화를 경찰서에 갖다 준 적이 있는데, 당사자가 오히려 화를 내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문화공간 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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