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쉬는데, 부장님한테 연락이 왔다. 부장님은 입원해서 업무를 직접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인카드로 결제해야 해서 사무실에 직접 가기로 했다. 출근길에 스벅에 들러 모닝 세트를 주문한다. 플랫 화이트 숏 사이즈를 텀블러에, 플레인 베이글과 함께.
회사 근처에 맥도날드가 생긴다는 소문을 듣고 다들 들떠 있었다. 하지만 건물이 다 지어질 무렵 눈에 익은 간판이 보였다. 스벅이라니! 아무리 커피를 좋아하지만 주위에 카페가 많은데 왜 하필! 가끔 햄버거를 간식으로 먹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물 건너갔다. 오픈 이벤트 때 부장님이 디저트를 한가득 사고 텀블러를 받아왔지만, 난 꿋꿋하게 길 건너편 카페를 찾았다.
그러나 점심 먹고 짬 내서 들르기엔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가 제격이었다. 거기다 프리퀀시를 모으면 무료 쿠폰도 받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 한때 별다방이나 콩다방을 자주 이용하는 여자들이 '된장녀'라고 불린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커피 값이 비싼 편이었으니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빚내거나 애인한테 졸라서 명품백을 장만하고, 홈쇼핑에 중독된 여자들에 비하면 애교 아닐까.
커피를 자주 마시지만 한 달 커피나 간식비는 10만 원 이내이다. 가끔은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밥값을 아끼기도 한다. 커피를 입에도 안 대던 수달이 이젠 커피 애호가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스벅을 즐겨 찾는 이유는?
1. 회사랑 가깝다.
2. 프리퀀시 적립하면 무료 쿠폰을 받을 수 있다.
3. 텀블러 할인이 가능하다.
4. 음료나 디저트 구성이 알차다. 내 입맛에 맞게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5. 인테리어가 아늑하고 음악이 기호에 맞다.
p.s. 오래전, 출근길에 갑자기 배가 아팠는데 터널 입구에 스벅이 있어서 음료를 구입하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답니다:)